오늘의 주장/국회의원들의 국비확보 치적 홍보 지나치다

2023-12-26     동양일보

[동양일보]최근 정기국회가 끝나자마자 국회의원들이 저마다 지역구 국비 예산 확보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어느 국회의원은 수천억원에 달하는 국비를 확보했다고 자랑하고, 또 다른 국회의원은 막판까지 지역구 예산을 챙겨 지역발전에 일조했다며 연일 대언론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역구 국회의원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것 뿐인 데 국민 처지에서는 자신의 치적을 앞세우는 행태에 별반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으레 연말이 되면 통과의례로 여겨질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 역무를 수행하는 과정인데 너무 과장이 아니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따지고 보면 국회의원이 지역구 예산 확보 문제를 과할 정도로 홍보에 열을 올리다가 허위 사실 유포로 걸리는 일도 다반사다.

국민은 국회의원 노력 여부를 불문하고 무조건 박수를 보내지 않는다. 오히려 의원들의 이러한 모습은 구태로 보는 이들이 많다.

예나 지금이나 선동(煽動)과 선무(宣撫)가 판치는 정치 세계다.

선동은 남을 부추겨 어떤 사상을 갖게 하거나 행동을 하도록 조장함을 의미하고, 선무의 의미는 흥분된 민심을 어루만져 가라앉힘을 뜻한다.

선출직 정치인은 유권자 표를 먹고 사는 직업이라 표심이라고 불리는 여론에 민감하다.

우매한 국민이 아니라면 유권자들은 국회의원의 할 일과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에 살고 70대가 노인이라는 소릴 안 듣고 사는 요즘 시대에 국회의원들이 아무리 자기 자랑에 열을 올린다고 해도 유권자들은 변별력을 가지고 있다.

어느 국회의원이 자기 능력으로 국비를 수천억원을 확보했다면, 수고했다고 칭찬을 해줄 유권자가 과연 몇이나 될지 잘 판단해야 한다.

국회의원은 엄연히 선출직 공무원이지만, 정부 예산은 애초 편성할 의무가 없다.

정부 부처 공무원들과 광역·기초지자체 공무원들이 내년에 무슨 사업을 해야 할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결과물이 예산(안)이다.

물론 예산 수립 과정부터 지역구 국회의원과 충분히 상의하고, 중앙부처 공무원들을 상대로 여러 갈래로 노력한 결과가 국비 확보로 이어지지만, 초동 단계는 결국 지방공무원 몫이다.

각 지자체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에 투입되는 예산 확보는 당연히 국회의원 몫이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지만, 자랑할만한 거리는 아니라는 의미다.

마치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우는 국비 확보 문제는 국회의원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고 의무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될 일이다.

투명하고 공정하게 처리하고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면 평가는 유권자 몫이라는 걸 총선을 앞둔 국회의원들이 잘 알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