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칼럼/ 세계 3대 진미와 대체식품

강종구 바이오톡스텍 대표/충북대 수의대 명예교수

2024-01-31     동양일보
강종구 바이오톡스텍 대표/충북대 수의대 명예교수

[동양일보]새해가 되면 꼭 한번 먹고 싶은 로망의 음식이 있다. 세계 3대 진미로 알려진 캐비어, 푸아그라, 송로버섯이다. 하지만 캐비어, 푸아그라는 동물학대의 상징적 음식이다. 푸아그라는 좁은 공간에 가둔 거위의 입에 호스로 사료를 강제 주입해 살찌워서 비대해진 병적인 지방간을 식재료로 사용한다. 프랑스는 대표적 동물애호국이지만 세계 최대 푸아그라 시장이다. 동물복지 대책으로 프랑스 식품회사는 거위의 단일수정란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여 외형과 맛이 진짜 같은 세계 최초 인공 푸아그라를 개발했다. Dr.Foods는 세계 최초 넥스트 푸아그라 버거를 개발했다. 캐슈넛으로 만든 식물성 푸아그라도 등장했는데 진짜 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맛과 식감은 비슷했다. 이같이 기존 육류의 생산방식을 탈피하여 동물학대 및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다양한 대체육 개발이 진행 중이다.

철갑상어의 염장한 알, 캐비어는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맛, 희귀성과 풍미 때문에 부의 상징으로 바다의 보석이라 하였다. 바다의 맛을 고스란히 담아놓은 케비어는 샴페인과 곁들였을 때 환상의 조합을 자랑한다. 자연산 캐비어는 산 채로 상어의 배를 가르는 잔혹성 때문에 지탄의 대상이었다. 양식 캐비어 경우도 작은 종 철갑상어는 최소 6년, 큰 종은 15년~20년이 소요돼서 고가이다. 캐비어의 대체식품으로 국내 배양 스타트업 셀미트가 개발한 세포기반 캐비어는 모양과 크기가 다양하고 기존 캐비어보다 비린내도 적고 더 좋은 풍미로 진짜 캐비어를 능가하는 제품이다. 대량생산으로 가격도 저렴하고 자연산 철갑상어의 남획을 줄여 해양환경 보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땅속의 다이야몬드라 불리는 송로버섯(트러플)은 희귀함과 풍미 또한 일품이다. 지중해 연안, 프랑스, 이탈리아 지역의 떡갈나무 밑에서 자라는데 식용이 되려면 7년이 걸리고 kg당 1억이 넘는 것도 있다. 땅속 1m에 파묻혀 있어 개나 돼지의 후각을 이용하여 특유의 흙냄새, 구운고기 냄새를 찾아 채취한다. 최근 뉴질랜드, 호주에서 인공재배에 성공했고 국내서도 재배기술 연구 중이다. 송로버섯의 특유한 향은 2,4-다이싸이아펜테인으로 합성가능해서 인공재배 대체식품이 나오리라 기대된다.

삭스핀은 세계 3대 진미는 아니지만 중국 3대 진미의 하나로 중국어로는 위츠라 한다. 샥스핀은 상어지느러미로 만든 고급요리지만 무미로 독특한 식감과 양념 맛으로 먹는다. 샥스핀은 ㎏당 100$가 넘지만, 상어고기는 1$도 안 되는 낮은 상품성 때문에 지느러미만 자르고 몸통은 산채로 잔인하고 부도덕하게 버려졌다. 상어보호를 위해 이런 행위가 금지되면서 상어지느러미와 몸통의 무게 비율을 5:95로 하는 협약으로 상어고기 공급이 늘어났다. 국내에 유통되는 깍두기 모양으로 썬 식재료는 참치가 아니라 거의 상어고기이다. 상어보호는 이제 세계적 관심사가 됐다. 상어는 최상위 포식자이자 생태계 균형 유지에 주요 동물로서 무분별한 포획으로 상어 개체수가 급격히 줄면 생태계에 혼란이 초래되어 피해는 인간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세계 3대 진미! 이들 음식의 이면에는 동물들의 희생과 고통이 따르기에 대체식품의 개발은 동물 학대와 남획을 줄이고 환경을 보호하는 유일한 대안이다. 머지않아 캐비어, 푸아그라, 삭스핀, 송로버섯의 대체육 생산과 인공재배로 누구나 마음껏 즐기는 시대가 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