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맛집멋집/ 염소탕전문 ‘풍년골’

암염소만 사용해 12시간 삶은 진한 육수가 일품 “건강 되찾기 바라는 마음에서 음식에 진심 담는다” “밑반찬은 남편이 직접 농사지은 제철 재료 사용”

2024-03-25     도복희

[동양일보 도복희 기자]청주 율량동에 위치한 풍년골(대표 김희숙 56·사진)은 염소탕 전문점이다. 국내산 암염소만을 사용해 20시간 정도 삶은 진한 육수가 일품이다. 고기의 잡내를 제거하기 위해 청주, 월계수잎, 생강, 마늘, 양파 등을 넣고 철에 따라 칡순을 넣거나 소나무순을 첨가하기도 한다.

염소탕은 보양식이다 보니 수술 전·후나, 오랜 감기를 앓고 난 후 기력을 되찾으러 오는 손님들이 많다. 김 대표는 건강에 어려움을 겪고 난 후 찾아오는 손님들을 위해 몸의 기력을 되찾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정성을 다해 육수를 만든다.

흑염소는 위장보호, 간장보호, 심장보호, 빈혈, 현기증 예방과 식욕부진, 허약체질, 세포노화방지, 수험생의 체력보강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의보감에도 흑염소는 속을 덥게 하고 내장을 보하며 기를 늘리는 것으로 기록돼 있다.

 

김 대표는 “보양식으로 먹는 염소탕이니만큼 찾아오시는 손님들이 건강을 되찾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음식에 진심을 담는다”고 말했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기본 반찬의 식자재는 겨울을 제외하고 남편이 직접 농사지은 것으로 충당한다. 도라지, 하루나와, 미나리, 양배추, 새싹채소 등과 같은 제철 재료로 그날 만들어 내놓는다. 파김치나 백김치도 직접 담가 손님상에 내는 데 반응이 좋다. 염소탕전문점이지만 염소고기를 먹지 못하는 손님들을 위해 삼계탕과 뚝배기불고기는 사이드메뉴로 판매하고 있다.

 

김 대표가 식당을 운영한 것은 올해로 3년째다. 남편과 함께 화장품유통업을 하다가 2021년 20년 이상 염소탕집을 해 온 지인의 가게를 인수했다. 건강상의 이유로 내놓는 식당을 인수하며 요리법 등을 전수받았지만 처음 문을 열고 그대로 돌아가는 손님들이 있어 어려움을 어려움이 컸다.

김 대표는 어려움에 좌절하지 않고 거짓 없이 음식 만드는 일에 진심을 다했다. 집에서만 하던 요리를 돈을 받고 하다 보니 부담도 컸지만, 차츰 진심을 알아주는 손님들이 늘었다.

 

반찬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다 비운 손님들이 ‘맛있게 먹었다’는 말을 할 때는 기쁘고 보람 있었다. 음식을 전문적으로 하다 보니 노하우도 생기고 속도도 빨라졌다.

풍년골은 가게 앞으로 작은 공원이 있어 계절을 만끽하며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창 너머 개나리가 지천으로 피어있는 게 보였다. 얼마 있으면 벚꽃도 만발할 거라고 했다.

한참 성수기일 때는 남편과 아이들이 일손을 도와 가족이 함께 운영한다.

 

김 대표는 “처음처럼 손님들의 건강을 바라는 마음으로 음식을 준비하는 일이 즐겁고 보람있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도복희 기자 phusys2008@dynews.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