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공간공감/증평 단군전
역사의 뿌리 알아야 자존감 회복된다 증평군 향토 유적 1호로 지정 주변 700여평에 증평역사공원 1호 조성
[동양일보 도복희 기자]역사의 뿌리를 알아가는 일은 자존감을 회복하는 일일지 모른다. 현재를 더 값지게 살아내기 위해 역사를 되돌아보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 번뿐인 생은 연습이 없다. 순간순간의 판단이 각자의 역사를 만들어 간다는 점에서 오늘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는 역사를 통해 배우게 된다. 우리나라 역사 시조로 불리고 있는 단군을 기리는 단군전은 전국 33곳에 위치해 있다. 그중 충북에는 청주, 주덕, 증평 3곳에 있다.
증평 단군전은 충북 증평군 증평읍에 있는 단군 제향을 위한 사당이다. 솟을삼문 오른쪽으로 단군상이 설치돼 있고 안으로 들어가 정면으로 보이는 단군전에는 단군영정이 모셔져 있다.
삼문 안으로 들어서면 수십 그루의 소나무가 보인다. 단군전 건립 전부터 이곳을 지키고 있던 느티나무는 거대하다. 잎을 틔우기 전이지만 봄기운을 완연하게 머금은 가지에선 얼마 지나지 않아 초록 물결이 장관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단군전으로 들어서는 중앙길은 신이 걸어가는 길이다. 이를 피해 양쪽 길로 걸어 들어갈 수 있다. 1948년 5월 27일 일제 강점기 건립됐던 일본 신사를 없애고 지어졌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더한다. 단군전은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팔작지붕 목조기와집과 담장을 갖췄다. 홍익인간의 이념과 경천숭배사상을 계승하고 민족정기를 높이기 위한 이 건물은 2004년 4월 30일 증평군 향토 유적 1호로 지정됐다.
단군전에서는 일 년에 두 번 개천절과 어천절에 제사를 지낸다. 음력 3월 15일 진행되는 어천제는 단군이 돌아가신 날을 기리기 위해 제관 15명이 제사를 지낸다. 올해는 23일 진행된다. 음력 10월 3일은 개천대제로 단군이 탄생한 날을 기리는 제를 지낸다. 단군전봉찬회(회장 연태희)는 단군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매년 200여명이 참석하는 성대한 제를 올리고 있다.
단군은 초기국가시대 고조선의 제1대 왕이다. 재위 기간은 BCE. 2333년부터 BCE. 1122년까지며 단군왕검· 단군천왕이라고 불린다.
천제인 환인의 손자이며 혼웅의 아들로 서기 2333년 아사달에 도읍을 정하고 단군조선을 건국한 인물이다. 한민족의 역사에서 시조로 추앙받았으며 대종교 등의 종교에서는 신앙의 대상으로 여기기도 한다.
한국 역사서 중의 하나인 “산국유사”. “제왕운기”, “세종실록” 등에서 한민족의 시조로 전해지고 있다. 주류 학계는 단군을 신화상의 인물로 간주하거나 고조선의 통치자를 일컫는 역사적 칭호로 보고 있지만 기타 비주류 학계에서는 역사적으로 실존했던 인물로 보고 있다.
증평군은 2022년 단군전 일대 700여평에 단군전 공원을 조성했다. 증평역사공원 1호로 역사문화 뿌리를 기억하는 공간이면서 주민들의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
단군전봉찬회 18대 연태희 회장은 “단군전은 우리의 뿌리를 찾을 수 있는 근원적 공간으로 그 중요성을 인식해 주변에 역사공원을 조성한 일은 의미 있는 일”이라며 “증평군의 대표적 공원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군과 협력해 더 크게 확대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도복희 기자 phusys2008@dy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