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림 시인, 고향 노은에 잠들다
장지에 마을주민, 동문, 선후배문인 150여명 애도 도종환 시인 '금관문화훈장' 추서 요청… 유인촌 장관 "서훈하겠다"
지난 22일 세상을 떠난 민중시인 신경림 시인의 운구가 서울대병원에서 영결식을 엄수하고 25일 정오 고향인 충북 충주시 노은면 연하리 선산에 영면했다.
장지에는 장례집행위원장인 도종환 시인(국회의원)과 조철호 시인(동양일보회장), 조길형 충주시장 등을 비롯해 류호담 노은초총동문회장, 김용민 노은면장과 마을주민, 정연덕·김용택·함민복·김애자·박상옥·이정자·박찬순·윤장규·이철수·박종관·김창규·김성장·김기현 등 문인과 문화예술인 등 150여 명이 모여 선생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함께했다.
이날 새벽 5시30분에 발인을 마친 운구행렬은 오전 11시께 ‘민중시인 신경림’을 기리기 위해 책 모형 조각상에 선생의 시를 새겨놓은 노은어울림센터 마당에 도착했다.
영정을 든 유족들이 앞장선 행렬은 신 시인의 모교인 노은초에 들러 선생의 시비 앞에서 추모식을 열고 선생의 생가를 들러 선산으로 향했다. 장지엔 신 시인의 시가 적힌 만장을 든 문인들이 합류했다.
장지에서는 유골함이 안치되고 유족과 지인들의 땅 밟기를 끝으로 신 시인은 영원한 안식에 들어갔다.
도 시인은 “어제 치러진 영결식에 참석한 유인촌 문체부장관에게 신 시인의 ‘금관문화훈장 수훈’(은관문화훈장 2001년 수훈)을 건의했다”며 “다음 국무회의 때 제의해 오는 10월 대한민국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서 서훈토록 하겠다”는 답을 받았다고 밝혔다.
신 시인의 장례는 “겉치레를 너무 싫어하신 분”이라며 가족장을 추진한 유가족을 “국민시인”이라며 문인들이 설득, 현기영 소설가와 한국작가회의·한국문인협회·한국시인협회·한국문학평론가협회·한국아동문학인협회·국제펜클럽한국본부·한국문학번역원·국립한국문학관 등 단체장이 공동장례위원장을 맡았다. 국내 문인단체와 기관이 다함께 상주가 돼 고인을 배웅한 대대적인 문인장은 소설가 박경리(1926~2008), 이문구(1941~2003)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글·사진 박현진 문화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