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인물/ 양문규 초대 영동문학관 관장

영동문학의 저변 확대, 중부내륙의 문화중심 지역 만들겠다

2024-06-12     윤여군

[동양일보 윤여군 기자]충북 영동군 심천면 고당리 국악체험촌 진입로에 제법 웅장한 건물이 한 눈에 들어온다.

지난해 12월 개관해 영동 출신 문인의 유품 및 문학적 업적을 전시하고 있는 영동문학관이다.

지난달 초대 관장에 취임한 양문규(64) 문학박사가 전시실에서 나와 환하게 웃으며 반갑게 맞이했다.

양문규 관장은 “영동문학관을 주축으로 영동문학의 저변 확대와 인근 지역과 상호교류를 통해 영동군을 중부내륙의 문화중심 지역으로 만들겠다”며 영동문학 발전의 희망에 한껏 부풀어 있다.

양 관장은 20년 전부터 영동 문학인들의 소망인 영동문학관 건립의 산파 역할을 했다.

옥천군의 정지용문학관과 보은군의 오장환문학관이 건립되자 영동군에도 문학관을 건립해야 한다는 문학인의 염원이 일기 시작했고 평론가로 활동했던 고 송백헌 충남대 교수 등 작고한 시인들과 문학관 건립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논의가 시작됐지만 이렇다 할 진척이 없었다.

양 관장은 “영동문학관건립 추진위원장을 맡아 동분서주한 끝에 마침내 결실을 맺어 2018년부터 영동군과 영동문학관 건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코로나 3년의 긴 공백으로 개관까지 6년이 걸렸다”고 소회했다.

옥천의 정지용, 오장환 문학관은 시인의 문학적 정신을 기리기 위해 시인의 이름으로 건립됐지만 ‘영동문학관’은 지역명을 붙였다.

이 때문에 영동지역 출신으로 일제 강점기에 활동한 권구현 시인을 비롯해 영동이 낳은 이영순, 고원, 구석봉, 박명용, 윤중호 시인 등 걸출한 지역출신 문인의 유품과 작품을 동시에 전시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개관했기 때문에 올해 예산이 없어 어려움은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양 관장은 문학발전에 대한 열정과 의지로 지역 밀착형 사업 구상에 여념이 없다.

양문규 관장이 영동의 대표문인들의 시가 수록된 옛날방식의 서책을 만드는 체험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있다.

 

양 관장은 “영동군과 충북도가 깊은 관심을 갖고 있어 내년에 많은 예산편성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예산이 부족해도 방문객들에게 영동의 대표문인들의 시가 수록된 옛날방식의 서책을 제작하는 무료 체험프로그램을 제공해 호응을 얻고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첫 번째 사업으로 내달 1일부터 신청자 40여명을 대상으로 시낭송과 시창작 강좌를 매주 수요일 오후 3시부터 진행할 계획이다.

이 강좌는 이주영(시낭송), 이비단모래(시낭송), 박민교, 최정란 시인이 재능기부를 통해 무료 강의를 하기로 했다.

오는 8월 31일 고 윤중호 시인의 20주기 추모문학제와 영동문학관의 본 사업인 시와 그림이 만나는 전시회도 준비중이다.

하반기중에 방민호 서울대 교수(문학평론가)를 초청, 영동지역 주민을 위한 문학강연을 계획하고 있다.

양 관장은 “실천문학사 기획실장을 역임한 경험을 살려 영동 출신 문인들을 전부 초대해 문학의 밤을 개최하고 영동의 작고한 문인들의 생가나 문학적 소재가 된 장소를 기행하는 문학행사도 준비중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2025 영동세계국악엑스포를 성공시키기 위해 문학을 국악과 접목을 시도해 시극과 시낭송, 시와 그림이 만나는 전시회 등 다양한 장르의 밑그림을 엑스포조직위에 제안하기도 했다.

양문규 관장은 “앞으로 영동지역 주변과 인접한 옥천과 보은, 상주, 김천, 무주, 금산군과 연대해 문학 콘텐츠를 개발하고 영동을 중심으로 문학단체들과 협력해 지역 소멸에 대응하는 문학적 역할도 추진하겠다”면서 “지금까지 문학관이 대부분 문학인 중심, 문학 연구 중심으로 운영해 왔지만 영동문학관은 지역 출신 문학인들의 공간으로서 문학 활성화의 중추적 역할을 하며 지역 주민과의 연대를 모색해 주민들의 정서 함양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영동 윤여군 기자 yyg590@dynews.co.kr



<약력>

-.1960년 충북 영동군 학산면 지내리 출생

-.명지대 대학원 문예창작과 졸업(문학박사)

-.1989년 한국문학 ‘꽃들에 대하여’ 외 1편 등 다수 발표

-.전 민예총 총무국장

-.실천문학사 기획실장

-.대전대 문예창작과 겸임교수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