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이사람/ “어려움 속에 있는 아이들에게 가능한 모든 것 지원해야”

최승인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청주사회복지관장

2024-06-16     유명종

 

[동양일보 유명종 기자]“이 일을 시작하고 지금까지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아직도 우리 주변에 어렵게 사는 아동이 있냐는 말이다. 그러면 저희는 과거에도 그랬듯 현재에도 늘 존재한다고 말하고 무엇이 필요하냐고 물으면 항상 가능한 모든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24년간 사회복지를 위해 헌신해 오고 있는 최승인(50·사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청주사회복지관장의 말이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1948년 10월 미국 기독교아동복리회가 한국에서 아동지원사업을 시작하면서 설립됐고 청주사회복지관은 1966년 7월 복리회가 지역복지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청주에 들어서게 됐다. 이후 1989년 현재 위치에 복지관을 개관하면서 청주에서는 가장 먼저 문을 연 복지관으로서 저소득층 아동과 가족 그리고 지역사회의 복지증진을 위해 힘쓰고 있다.

최 관장은 인터뷰를 통해 “정부의 지원과 민간 기업의 후원 등이 과거보다 많이 늘어나 저소득층 어린이들이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됐지만 사회가 발전하고 변화한 만큼 아이들을 향한 폭력과 위협은 다면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폰 하나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며 “아이들은 온라인에서 접하는 콘텐츠와 주어진 현실 사이에서 혼란을 느끼고 유혹에 빠지며 폭력을 당한다. 마약과 도박 등을 어린 학생들이 접하게 될 줄 과거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처럼 지금 저소득층 아이들이 겪는 새로운 유형의 고통을 우리 사회는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아동 인권에 대한 인식이 의식주만 해결하면 된다는 구시대적인 발상에 머물러 있으면 변화에 발맞춰 법과 제도들을 바꿔 나갈 수 없다. 나만의 공간이 없는 아이들에게 공부방을 제공하고 반지하와 옥탑방에 살아가는 ‘아동 주거 빈곤 가구’에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쏟는 등 최근 화두에 오른 문제들에 대해서도 신속하게 다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복지관의 중점 사업에 대해 “예전에는 한 부모 가정 같은 결손가정에 지원을 많이 했지만 현재는 성인이 된 아동이 보호자를 부양하는 경우가 더 많아 ‘가족돌봄청년’들을 함께 지원하고 있다. 또 이주민이 늘어남에 따라 이주배경아동을 대상으로 멘토링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아동권리옹호단’이나 ‘초록우산 어린이마을 놀이터’ 등 아동친화적 환경 조성을 위한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승인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청주사회복지관장

 

그는 시·도 등 유관기관에 바라는 점에 대해 “협력·지원 체계와 정보교류 등은 잘 이뤄지고 있지만 다양화되는 사회 문제에 대한 예방적 제도·정책 마련에는 개선점이 있다. 아프리카 속담에 ‘아이 하나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듯 앞으로는 민관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모두가 협력해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현장에서 효과를 볼 수 있는 제도·정책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민들에게 “‘사회복지의 전문화는 대중화로부터’라는 말을 항상 가슴에 품고 지역사회에 저소득층 아동을 지원하고 돕는 일을 알리려 하고 있다. 우리 주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든 어린이들이 건강하고 올바른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함께 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유명종 기자 bell@dy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