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미래를 향한 통합의 그림자 딛고 서다
[동양일보] 청주시와 청원군이 통합을 이룬지 벌써 10년이 되어간다. 그 과정에서 크고 작은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통합이 안 되었다면 현재처럼 청주시가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역량은 현저하게 줄어들었을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을 듯하다.
청주시와 청원군 통합에 있어서 가장 말이 많았던 단체 중의 하나가 공교롭게도 내가 현재 소속해 있는 사진작가협회였다. 처음부터 통합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사진작가협회 청주지부는 2013년 7월 12일 임시총회를 개최해 청원지부와 조건 없는 통합을 하기로 의결했다. 청원지부 역시 청주지부와 동일하게 조건없는 통합을 하기로 한 것으로 알았다.
각 지부 대표자들이 2013년 11월 22일 1차 모임과 2014년 1월 17일 2차 모임, 3월 21일 3차 모임, 4월 4일 4차 모임을 하면서 청원지부 지부장을 비롯한 대표자 4명과 청주지부 지부장과 대표자 4명이 회의를 진행했다. 협의내용을 확정한 후 2014년 4월 28일 통합합의서에 양 지부의 직인을 날인하고 통합 합의를 했기 때문이다.
당시 통합 조건은 각 지부의 자산은 각자 알아서 정리하고, 통합청주지부의 자산은 각 회원 1인당 20000원씩 납부하며, 2014년 5월 통합지부장을 선출하고, 각 지부당 3명씩 추천해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며, 통합지부장 선거는 5월 25일 하기로 최종 합의를 했었다. 당시 통합 조건은 흡수통합이 아니라 자율적으로 새로운 형태의 지부를 만드는 형식이었다.
그리고 2014년 5월 1일 선거공고를 한 후 5월 14일 청주지부 출신이 단독후보로 출마하였고, 선거관리위원장은 단독후보일 때는 당선자로 한다는 규정에 의거 당선인 공고까지 했다. 청원지부 소속 선거관리위원장이 당선증 교부를 하지 않으면서 청원지부와 청주지부의 통합건이 소송전으로 휘말리게 되었다.
(사)한국사진작가협회 본부는 이를 잘 조정하지 못했고, 재판과정에서는 청원지부가 자신들은 회원들을 대상으로 청주지부와의 통합건에 대해 총회를 통하여 회원들의 의사를 확인한 바 없다고 주장 주장하면서 파국으로 치달았던 아픈 기억이 있다. 결국 청원지부 대표자들이 회원들의 위임도 없이 임의로 통합을 주도한 것이라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한 것이다.
소송전은 2년 넘게 이어졌고, 한국사진작가협회는 통합지부 임원에 대한 중징계를 통해 자신들의 권위를 보이려고 했지만 결국 스스로 징계를 철회하고 통합을 결정했다. 개인의 한 명의 잘못된 생각으로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통합을 추진했던 임원들과 지부 회원들이 큰 고통을 받았던 것을 생각하면 정말로 등에 식은 땀이 흐를 정도로 기억하기 싫은 추억이다.
현재의 사진작가협회는 김대중 지부장을 중심으로 그야말로 전국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든다고 할 수 있을 만큼 단단하고 활동적인 단체로 거듭나고 있으며, 정회원 139명이 화합하고 활기찬 단체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과거의 아픔이 추억이 되고,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갈 수 있는 기초가 되었다면 그것만으로도 보상받은 것이고, 새로운 사람들이 모여 하나로 활짝 피어나는 것을 보면서 청주청원통합 10년의 결실이 주렁주렁 열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청주라는 하나로 우리 시민 모두가 행복한 청주시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