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박상재 그림동화 <과수원길>

'향긋한 꽃냄새가 실바람 타고 솔솔~' 그림동화로 만나는 박화목·김공선 탄생 100주년

2024-07-31     박현진
박상재 작가.
과수원길 책.

[동양일보 박현진 기자]박상재 동화작가가 볕든 그림작가와 함께 꾸민 그림동화집 <과수원길>을 선보인다. 이 책은 한국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동요 '과수원길'을 모티브로 했다.

1972년 한국동요동인회를 통해 발표된 동요 '과수원길'은 박화목 작사, 김공선 작곡으로 두 사람은 나이가 같아 평소 친구처럼 가까이 지냈다. 가곡 <보리밭>을 작사하기도 한 박화목 시인의 고향은 황해도 황주인데 그곳 장촌리에 큰아버지가 가꾸던 과수원이 있었다. 박시인은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려 '과수원길'을 지었고, 이 시를 본 김공선 작곡가는 고향인 강원도 고성의 싱그러운 아카시꽃길을 생각하며 곡을 만들었다.

박상재 작가는 “내 고향 물맑은 시냇가에도 아카시꽃이 싱그럽게 활짝 피어 있었다. 아카시꽃 그늘에서 해맑게 웃던 향이와의 향기나는 추억을 반추하며 이 동화를 썼다”고 고백하며 "박화목 시인의 '과수원길'이 떠오른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소치였다"고 설명한다.

전병호 시인(평론가, 전 한국동시문학회 회장)은 “향이와 목이가 가재잡이 갔다가 과수원 길을 지나며 때마침 부는 바람에 아카시꽃잎을 눈처럼 맞는 장면이 꿈결같이 그려진다. 눈물이 찔끔나도록 잊지 못할 장면이다. 나도 모르게 동요 '과수원길'을 부르게 된다”고 평했다. 원유순 작가(한국아동문학인협회 부이사장, 문학박사)도 “아름다운 시골 풍경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과수원 길>은 잔잔하고 서정적인 동화이다. ‘목이’와 ‘향이’ 두 아이의 순수함이 여릿여릿 독자의 마음을 적시고, 적재적소에 배치된 감칠 맛 나는 우리 말은 싱그러운 자연의 모습과 어우러져 우리의 마음을 정화시킨다”고 전했다.

올해는 한국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동요 '과수원길'을 만든 작사, 작곡가 모두 탄생 100주년임과 동시에 우리나라 창작동요 10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이다.

이처럼 특별한 해에 우리지역 출신의 동요작가 정순철을 자연스레 떠올려 본다. 1901년 충북 옥천군 청산면에서 태어난 정순철은 일본 유학 동기인 방정환과 색동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함께 '어린이날'을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성신여고 교사로 재직하다 1950년 한국전쟁 발발 후 납북됐다. 현재 옥천에서는 '졸업식 노래', '까치야', '물새' 등과 함께 그의 대표곡명을 인용한 '짝자꿍 동요제'가 열리고 있다.

그림동화 <과수원길> 출판기념 북콘서트는 오는 28일(수) 오후 3시 교보문고 광화문점 배움홀에서 열린다.

박상재 작가는 1979년부터 서울신문에 동화를 발표하고, 1981년 월간 <아동문예> 신인상,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으로 등단했다. 그동안 <도깨비가 된 장승>(청개구리), <잃어버린 도깨비>(아침마중), <도깨비와 메밀묵>(단비어린이) 등 도깨비를 소재로 한 동화집을 비롯해 <개미가 된 아이>, <아름다운 철도원과 고양이 역장>, <꽃이 된 아이> 등 동화집 120여 권을 냈다. 방정환문학상, 한국아동문학상, 한정동아동문학상, 생명과문학 작가상, PEN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아동문학사조> 발행인, (사)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현진 기자 artcb@dy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