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공감/ 정암리 와요지…백제기와문화관

‘검이불루 화이불치’ 건축에 근간이 된 공간 정암리 와요지, 백제시대 대규모 가마터…11기 발견 백제시대 가마 원형이 잘 보존되어 세계적 유적으로 평가 백제기와문화관, 백제 와전(瓦塼) 문화 계승 발전 위해 2016년 개관 도자기공예기능사 10명 배출…올해 말 전시 예정

2024-08-01     도복희
정암리 와요지에서 출토된 유물
정암리 와요지에서 출토된 유물
부여국화연구회 화분제작 체험을 하고 있다.
백제기와문화관 전시장
백제기와문화관 전시장
타닥타닥 기와굽기 체험을 하고 있다.
이상용 백제기와문화관 문화예술교육사가 정암리 와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상용 백제기와문화관 문화예술교육사가 정암리 와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암리 와요지·백제기와문화관 전경
정암리 와요지 가마터로 보호각을 만들어 올 연말 전시관으로 개관된다.

[동양일보 도복희 기자]백제시대 생활공간의 특징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은 건축이라 말할 수 있다.

백제는 사비천도와 함께 7세기 이후까지 궁성과 관아, 사찰 등 사비도성의 시설 건립을 위해 대량의 기와 수요가 발생했다.

부여의 남서쪽 금강변(부여군 장암면 정암리 내동마을)에 위치한 정암리 와요지는 백제시대 기와 가마터다. 백제 사비성의 사찰과 왕궁 건축에 기와를 공급했던 곳이다. 정암리 일대 나지막한 야산과 능선 주변으로 대단위 가마터가 단지를 이뤄 분포하고 있다. 가마터 주변을 둘러싼 야산은 땔감 조성이 용이하고 가까이에 있는 백마강을 통해 생산된 제품을 운반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곳은 백제가마의 원형이 보존돼 있어 세계적 유적으로 평가받는다.

정암리 와요지는 1987년 부여에 내린 집중호우로 가마의 천정 일부가 무너지면서 처음 발견됐다. 1988년~1991년 국립부여박물관에 의해 3차례 조사됐다. 가마는 11기가 발견됐는데 백제시대 9기, 고려시대 1기, 조선시대 1기로 확인됐다. 이곳 가마는 모두 화강암 풍화토를 파고 만든 지하식 굴 구조다. 가마는 바닥의 기울기가 높은 등요와 바닥의 기울기가 완만한 평요로 구분된다. 와요지 가마터는 보호각을 만들어 올 연말 전시관으로 개관될 예정이다.

이곳에서 △연꽃무늬 수막새 △상자형전돌 △토기류 △각종 기와 등이 출토됐다. 정암리 요지에서 제작된 각종 기와류는 사비성의 궁궐, 관청, 사찰과 인근 거점 지역인 청양, 서천 등 금강 유역을 중심으로 발견됨으로써 복수 공급이 이뤄졌던 것으로 추측된다.

정암리 와요지 우측으로 백제기와문화관(부여군 장암면 의자로 1059)이 있다. 이곳은 백제시대 섬세하고 우아했던 와전(瓦塼) 문화를 계승하고 지속적 발전을 위해 2016년 개관했다. 건축면적 1269m², 대지면적 1만1243m²에 체험관 본관(전시실, 공예체험실, 재료분석실, 관리실, 휴게실)과 야외 전시·체험장(교육실, 소성실, 태토야적장, 노천소성장, 백제가마(2기), 치미가마(1기), 체험가마(1기), 벽돌가마(1기))으로 조성돼 있다.

2017년 백제가마 첫불 행사를 시작으로 부여 주민들이 참여해 백제전돌마당을 조성했다. 전돌에는 각자 개인의 소망을 기록한 내용들이 빼곡하다.

백제기와문화관은 백제 전통공예기술의 계승과 공예산업의 가치 창출을 위해 백제기와 콘텐츠와 상품개발을 하고 있다. 전통기와의 침탄소성방식을 응용해 내·외장타일과 바닥재 등 건축재와 테스크 웨어, 백제잔 등 생활용품에 특허 1종 의장등록(10종)을 마쳤다.

청소년 진로탐색 프로그램과 일반인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전통공예기술 육성을 지원하고 있다. 정규 교육과정으로 지난 3년간의 자격증반 운영과 이를 통해 10명의 도자기공예기능사를 배출했다. 이들은 지역 내에서 공방을 운영하거나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올 12월 부소갤러리에서 기획전시를 준비중이다.

중학교 자유학년제 진로체험프로그램은 상시 회당 3시간 20명 내외로 운영되며 무료다. 신청은 ‘꿈길’ 진로체험 누리집을 통해 가능하다.

이상용 백제기와문화관 문화예술교육사는 “부여의 지역적 정체성과 백제의 전통문화를 제대로 계승 할 수 있는 방법을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며 “백제기와의 현대화 작업과 백제문화의 고유성을 살린 생활용품 보급을 위해 노력하고 앞으로 무형의 기술을 바탕으로 한 점토공예 기술 교육을 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여 도복희 기자 phusys2008@dy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