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2025 제천국제한방천연물산업엑스포는 과학일까? 마술일까?

윤종진 2025제천국제한방천연물산업엑스포조직위 기업유치부장

2024-09-03     동양일보
윤종진 2025제천국제한방천연물산업엑스포조직위 기업유치부장

[동양일보]시골 개구쟁이는 생채기 만들기 일쑤였다. 그럴 땐 어머니는 손으로 쑥을 한 움큼 문질러 생채기에 발라 주시곤 했는데, 신기하리만큼 상처가 잘 나았다.

어지럼증도 쑥을 짓찧어 즙을 내어 낫게 했는데 어머니의 어머니도 생채기와 어지럼증을 쑥으로 다스렸다고 한다. 쑥은 약과 음식, 모기를 쫓는 퇴치제로 개구쟁이에겐 친숙한 약재였다.

지금은 각종 연고와 비타민, 철분제 등 과학이 대신하고 있지만,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생활 속에 유용한 식물들이 많았다. 엉겅퀴, 느릅나무, 돼지감자, 마늘, 생강, 다시마, 미역, 톳 등은 선조의 지혜가 담긴 소중한 약재였다.

생물들은 동화나 이화작용을 하는 동안 글리코겐, 아미노산, 핵산, 각종 호르몬 등 다양한 대사산물을 생성한다. 우리는 이 대사산물을 천연물이라 부르며 추출, 분리, 농축 등의 과학의 옷을 입혀 현대 생활에 유용한 제품을 생산한다.

천연물은 과학과 접목, 농업 전반에 대해 부가가치를 올리는 그린바이오 산업에서 각종 추출물을 활용한 의약품, 식품, 화장품, 염료 등 세계가 주목하는 신 성장산업으로 성장, 진화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천연물을 활용한 의약품 시장이 2011년 187조원에서 2023년 423조원으로 성장했으며, 매년 5%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식품안전정보원에서는 건강기능식품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연평균 15.9%로 성장했고 2021년 국내 5조 시장을 넘어섰다고 한다. 시장조사기관(FMI)은 천연 화장품의 경우 2023년부터 2033년까지 연평균 5.1%성장하고, 2033년에는 세계 105조 시장까지 성장할 것이라 한다.

이처럼 천연물은 여러 분야에서 고도성장을 위한 산업 소재로 각광받고 있으며, 정부에서도 2023년 2월 그린바이오 산업 육성전략 발표를 통해 종자, 동물의약품, 미생물, 식품소재, 곤충, 천연물을 6대 그린바이오 산업으로 선정, 높은 잠재력을 가진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서 중요성을 주목했다.

천연물 신약개발의 원조는 1982년 영국의 플레밍 박사가 푸른곰팡이에서 우연히 발견한 항생물질 페니실린으로 알려져 있으며, 독일제약사 바이엘은 1899년 그리스의 전통 요법을 조사하면서 버드나무 껍질에서 아스피린 물질을 발견, 지금까지 해열제로 사용하고 있다. 스위스 제약회사 로슈는 신종인플루엔자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팔각회향이라는 중국의 한약재에서 개발했다.

충북도 농업기술원에서도 병풀을 활용해 고기능성 피부재생 화장품과 연고제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고 동아에스티는 쑥에서 유효성분을 분리해 위염 치료제인 스틸렌을 개발,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2025제천국제한방천연물산업엑스포는 다양한 생물에 과학의 옷을 입혀 의약품, 화장품, 건강식품, 염료로 바꾸는 마술 이야기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생물들이 과학과 만나 미래성장동력이 되고, 충북도와 제천시의 꿈과 희망이 되는 행사이며 건강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인류가 지향해야 할 올바른 길을 보여주는 행사이다.

2025년 9월 20일~10월 19일까지 30일간 제천에서 열리는 엑스포는 천연물의 미래를 재미와 감동으로 즐길 수 있는 행사이며 어른이 된 개구쟁이에겐 신기함과 경이로움으로 추억을 떠올릴 행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