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콩트/ 윤년, 윤달, 윤일
박희팔 소설가
[동양일보] 이번 설날은 2025년 1월 29일이다. 2024년 올해는 2월 10일이 설날이었다.
명보는 윤년, 윤달, 윤일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다.
“엄마, 윤년, 윤달, 윤일은 뭐예요?”
“그런 건 아버지한테 물어봐야지. 나한테 물어보믄 아떡해!”
“아빠 나가셨잖아요.”
“그럼 할 수 없지. 내 아는 대로 얘기해주마.”
“다음부턴 아빠한테 물어 볼게요.”
“그래, 오늘은 내가 아는 한 답해 줄게. 평달과 윤달은 달력에서 그 차이를 설명하는 데 있어 중요하다. 이 두 말은 주로 음력달력을 기준으로 하는데, 평달은 말그대로 일반적인 달을 의미하고, 음력에서 평달은 29일이나 30일로 되어 있어서 음력은 태음력 곧 달의 주기를 기준으로 해서 한 달의 길이를 정하여서 매달 29일 이나 30일로 되어 ‘있는 거다. 음력 한 해는 354일이 되고 태양력은 365일이 되며 이건 태양력의 365일과 11일이나 차이가 있다. …”
“여기서 잠깐만요. 그러니까 음력과 양력의 차이는 11일로 양력이 음력보다 많다는 거지요?”
“그렇지. 그래서 ‘윤달’ 은 특별한 달이 아니고 그저 달력의 차를 극복하기 위해 윤달은 음력이 13개월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윤달이 음력 4월에 덧붙으면 그 해는 4월이 두 번 있는 거다.
“그러니까 윤달은 특별한 뜻이 없고 그저 달력 즉 양력과 음력을 맞추기 위해 있는 것이군요.”
“그래 맞다. 그래서 윤달에 대한 민간 신앙도 있다.”
“뭔데요?”
“윤달에 대한 민간 신앙도 있는데 윤달을 일컬어 ‘공달’ 이라고 한단다. 평달과 달라서 특별한 뜻이나 제사를 지내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윤달에는 제사라든가 큰 행사는 안하며 편하게 보내는 이들도 있단다.”
“그래요?”
“결론적으로 말해서 평달은 음력에서 그저 일반적인 달을 뜻하고, 윤달은 음력과 태양력 즉 양력의 차를 맞추기 위해서 덧붙은 달을 말한다.”
“그렇군요. 윤달을 통해서 음력 달력이 양력하고 다시 맞춰지게 되고 이로써 달력의 차이를 보완할 수 있군요.”
“나는 여기까지이다. 그 다음은 아버지한테 물어봐!”
“알았어요. 애 많이 쓰셨어요.“
아버진 해가 저물어야 오실 것이다, 지금은 4시 20분이다. 그동안 반 친구에게 핸드폰을 눌렀다.
“어, 나야,”
“알아, 명보 아냐. 핸드폰에 뜨는데 뭐.”
“괜찮어 너, 코로나 십구가 다시 꿈틀대더라,”
“어, 난 괜찮아 넌?”
“괜찮으니까 너한테 핸드폰 했지. 안 그래?”
“아니, 너두 괜찮은지 어떤지 해서….”
“건 그렇구, 이번 코로나두 전에 것하구 같으다며.”
“그렇댜 글쎄. 그나저나 용건이 뭐냐 그래”
“아니, 그냥 걸어본 거야. 왜 안됐냐?”
“아니 그냥.”
"실은 오늘 엄마한테 윤달에 대해 공부하고 있었어.“
“넌 좋겠다. 우리 엄만 그런 것하군 담 쌌어.”
“근데 말야, 너 윤달에 대해 아는 것 있어?”
“없어. 그냥 음력달이 하나 더 붙은 거 밖에 몰라.”
“어. 그래에. 음력 달이 하나 덧붙은 거야 자세한 건 학교 가서 얘기해 줄게,”
“알았어.”
아버진 여섯시 다되니까 들어오셨다. 저녁을 먹을 때 엄마가 말씀하셨다.
“얘한테 오늘 윤달에 대해서 말해 줬어요, 윤년, 윤일에 대해선 당신이 말해줘요!”
“그랬어요. 왜 학교서 숙제 냈냐?”
“아니요 그냥 궁금해서요.”
“오, 그래. 우리 아들 다 컸네. 가르쳐 줘야지.”
아버진 밥상을 물리고 아버지 방으로 오라 한다. 명보는 노우트를 가지고 갔다.
“그래 윤달은 알았고 알고 싶은 게 윤년과 윤일이라고?”
“녜.”
“잘 들어라! 우리가 쓰는 즉 사용하는 달력을 보면 양력 옆에 쪼그막하게 윤 4.1.이라고 적 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게 윤달이 포함돼 있는 윤년이 왔을 때 음력을 기준으로 해서 표시한 거다.
“그러니까 4,1.은 윤달이라 하고, 4.l.이 라고 적혀 있는 해를 즉 년을 윤년이라 이거지요?”
“그래.”
"말씀하세요!“
“2020연을 예로 들어보자. 그 해에는 5월 23을부터 6월 20일까지가 윤달이고 이때 음력 4월이 한번 더 들어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음력으로 2, 29, 있다면 2월이 윤달이고 그해가 윤년이라고 생각했는데 쪼끔 다르긴 하다. 평년으로 2월 28일까지 계산하면 1년의 길이가 양력으로 365일로 실제 보다 0.2422일 정도로 짧아지기 때문에 4년에 한 번씩 윤년을 만든 것이다.” “그러니까 아버지 말씀은 음력으로 2월 28일은 양력으로 365일보다 짧기 때문에 4년에 한 번씩 윤년을 만든 것 아녜요?”
“말하자면 그렇지.”
“말씀하세요!”
“지구는 1년에 365일마다 하번씩 태양을 도는데 실제로는365,2422일 로 1년에 약 한 시간 정도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음력으로 2월 29일에 난 사람은 즉 윤년에 난 사람은 4년에 한 번씩 생일을 맞이하게 되는데 땡겨 28일로 생일을 하는 사람도 보았다. 네가 윤일을 물었지?”
“예.”
“윤일은 윤달이 들어 있는 날을 윤일이라고 한단다.”
“네, 알았어요. 네, 감사합니다.”
이튿날 엄마와 아버지께 들은 이야기를 스마트 폰으로 말 한 친구에게 자세히 일러 주었다.
친구가 말했다.
“2025년에 윤달이 있는지 어떻게 알아?
“그건 올해 달력을 보면 돼,”
“올핸 곧 2024년엔 없잖어”
“참 그렇구나!”
“근데 언제 윤달이 들지?”
“2025년에 들어. 나도 그것이 궁금해서 우리 아버지께 물었어.”
“그랬더니?”
“그랬더니, 뭘 한참 뒤적거리더니 적으라는 거야. 그래서 적었지 마침 오늘 가져왔어.”
“뭐야?”
“너두 적어!”
“그래.”
“2025년에 6월이 더 생기는 거야, 윤 6월이라면 양력으로 7월 20일부터야.”
- 참고 -
2028년 윤 5월
2031년 윤 3월
2033년 윤11월
2036년 윤 6월
2039년 윤 5월
2042년 윤 2월
2044년 윤 7월
2047년 윤 5월
2050년 윤 3월
2052년 윤 8월
2024년엔 윤달이 없어도 어떤 일을 계획하고 있으면 윤년으로 미루는 것이 좋아.“
“근데 윤년에 또는 윤달에 밀레를 한다는 건 뭐야?”
“나도 그런 말 들은 것 같은데, 그나저나 넌 누구한테 들었어?”
“동네어른들이 얘기하는 걸 들었어.”
“윤달은 공달 이라고 해서, 윤달에 연세가 많으신 분은 수의를 하면 무병장수한다는 말이 있기는 하지.”
“그래?”
그 외에도 불경죄가 없다는 얘기, 셋이 절을 찾아가서 액땜을 하고 복을 빈다는 얘기도 있고, 윤달에 이사하면 한 달이나 되기 땜에 편해서 좋다는 거야. “
“편하다니?”
“평달에는 손 없는 날을 찾으면 2일이지만 윤달이 든 해는 한 달이나 되기 때문이지.
“어떻게 넌 그런 걸 잘 알아?”
“엄마, 아버지께 들은 덕분이야.”
그리고 이번 추석에 삼촌이 서울서 온다고 했다.
‘추석에 삼촌이 오면 윤년과 윤달 윤일에 대해 물어 봐야지. 아마 모를 거야. 그나저나 삼촌은 이번 코로나가 재발했다는데 괜찮은지 어떤지….’
명보는 삼촌 오기를 학수고대했다.
마침내 추석전날, 명보는 아버지 대신 마을회관 마당까지 삼촌을 마중 나왔다. 올 봄에 초등학교 입학한 조카도 작은엄마도 올 거다. 마을회관 마당엔 댓 분의 아저씨가 서성거렸다. 아마 저 분들도 안산, 부산, 수원. 평택, 안양에서 올 자식들을 마중 나왔을 거다. 자식들은 명보와 같은 나이다.
“아저씨들 자식들 마중 나오셨나 봐요?”
“오, 아버지 대신 나왔나 보네?”
“예,”
“아버지 바쁘셔?“
“예, 내년 추석에 삼촌하고 할아버지 산소 이장 땜에 상의할려고 할아버지 산소에 갔어요.”
다른 아저씨들도, 맞어, 맞어 하고 동조한다.
그때 삼촌한테서 핸드폰이 왔다.
“여기 오창 휴게손데 간단하게 요기 좀하고 들어갈 게.”
“작은 아버지 식사 준비 다 해놨는데.”
“그랬어, 가서 먹을 게.”
마침내 삼촌이 마지막으로 도착했다.
수인사들을 끝낸 다음 조카를 보니 더 큰 것 같아서,
“많이 컸구나. 그래 학교생활 재미있어!”
“네.”
“작은엄마도 잔년보다 신수가 좋으시네요?”
“명보 조카도 그래요.”
“근데 참 형님은 안녕하셔. 형수님두?”
“예 다들 무고하셔요, 아버진 작은아버지 오면 상의해야 된다면서 할아버지 산소에 가는 바람에 제가 대신 나왔어요.”
“내년에 이장 할 것 땜에 그렇구나!”
집에 도착하니 아버지는 할아버지 산소에 갔다 왔는지 집에 계시고, 엄만 이번 추석 음식 하느라 바쁘시다. 그걸 보고 작은엄마가 급히 부엌으로 들어간다.
“그래, 작은아버진 얘 하나 낳고 고만이세요?”
“요새 추세가 다 그렇지 않냐. 아버지도 너 하나 낳고 고만이고.”
“그게 문제예요. 학교 선생님도 그걸 한탄하셔요, 그래서 자꾸 우리나라 인구가 준다구요.”
“그런데 아버지 대에도 그렇지만 우리 젊은이도 취직이니 애들 학교일이니가 걱정이어서 할 수 없지 않니, 니들 대에는 그렇지 말아야 하는데 말야.”
“그러나 저러나 아버지, 엄마 때문에 이번에 학교 가서 반 친구에게 으시댔어요. 윤년, 윤달, 윤일 땜예요.”
“왜, 그런 거 아는 학생이 없어?“
“없어요, 그냥 이장은 윤달이 드는 해에 한다는 것만 알아요. 그것도 아는 학생이 순으로 꼽을 정도예요.”
“그래, 우리 때는 다 알았는데.”
그때, 작은 아버지가 나선다.
“우리는 윤달에 이장 하면 탈이 없다는 것만 알아요. 다른 것도 있어요?”
“허어 그래, 그 외에는 모르고?”
“녜,”
“얘, 멍보야, 니가 알려 줘라.”
이래서 명보는 윤달이 드는 해 곧 윤년에, 윤일에 이장하면 탈이 없다는 이야기 외의 것들을 삼촌에게 아니 작은 아버지에게 자세히 알려주었다.
마침내 추석이다.
아버지가 말씀하신다.
“우리 다 같이 차례 끝나고 할아버지, 할머니 선소에 갔다 오자!”
“녜, 알았어요.”
다 같이 합창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