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성된 삶을 관조하는 숙성된 태도로 수집된 시어들”

김향숙 시인, 시집 『숲으로 가는 나무의자』 출간 “‘위로와 회복’ 내 시의 주제가 나와 독자에게 해갈 되기를”

2024-09-13     도복희

 

 

봄 깊어

수액의 향이 기억났을까

마른 옹이 관절들 추스르고 걸어간다

 

깊은 뿌리 내리고

초록 가지들 바람에 흔들리던 고향

물푸레나무 숲으로 가자

어릴 적 어머니 마을로 가자

 

무엇이 되었든 모두는

어린 나에게

가끔 그렇게 다녀오는 것이다

 

시간 많은 시간이 기대앉은

직선과 직각을 타고

그래도 봄 한때

속 핏줄 환하게 물오르는 나무의자

숲으로 가는 나무의자전문

 

 

김향숙 시인

 

김향숙 시인의 시집 숲으로 가는 나무의자가 도서출판 상상인에서 출간됐다. 이번 시집은 1가장 깊은 것, 2부 씻어내기, 3부 그믐달, 4부 그 사람의 수레바퀴로 구성됐다.

이 하(문학박사) 경동대 교수는 김향숙 시인은 구상에 이어서 자기 생각을 담는 데 적절하다고 보는 낱말의 선정에서부터 초안을 잡기 시작한다. 최선을 다해 선택하는 언어 수집 행위는 의식적, 무의식적 언어 행위이자 시어의 근간을 이루는 사물(개념) 네트워크로서의 의미망 구조를 갖추게 한다시인의 내포적 의미는 숙성된 삶을 관조하는 숙성된 태도에 있다고 소개한다.

김 시인은 “<따뜻한 간격> 이후 8년만에 묶어낸 두 번째 시집이다. 80편을 적어내고 보니 밀린 숙제를 한 것처럼 시원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갑자기 허기가 몰려오는 느낌이 든다. 시를 비워낸 자리에는 역시 시로 채워야 한다는 것을 나의 시주머니는 잘 알고 있기에 더 맛있는 시요리를 위해 주제와 재료를 찾아 다시 떠날 것이라며 “‘위로와 회복내 시의 주제가 이번 시집으로 나와 독자에게 다소 해갈되기를 기대한다고 출간소감을 전했다.

김향숙 시인은 경남 함양 출생으로 2003시현실로 등단했다.

시집  따뜻한 간격, 숲으로 가는 나무의자가 있다.

강원문화재단 전문예술 문학창작 지원금(2016, 2024)을 받았다. 설악문우회 <갈뫼> ,  고성문학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속초지부장을 맡고 있다.

도복희 기자 phusys2008@dy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