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칼럼/ 단맛의 유혹과 노화촉진
강종구 바이오톡스텍 대표/충북대 수의대 명예교수
[동양일보]누구나 아이스크림, 초콜릿, 케이크 등 단 음식을 좋아한다. 음식 속의 당은 뇌의 주요 에너지원으로 일상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제공한다. 적당량 당이 뇌의 쾌락 중추를 자극하면 도파민과 세로토닌이 분비되어 행복감을 느껴 피로와 스트레스가 줄어든다. 당섭취가 지나치면 뇌는 높아진 혈당을 낮추기 위해 인슐린 분비 지시로 저혈당이 되고, 뇌는 다시 혈당 상승을 인지시켜 단맛을 찾게 하는 악순환 반복으로 단맛 중독에 빠진다.
침묵의 살인자. 설탕의 다른 이름이다. 우리 국민 총당류 1일 평균섭취량은 61.4g으로 WHO 권장섭취량 50g을 초과한다. 캔콜라 355ml에는 39g의 설탕이 들어 있어 하루 권장섭취량에 가깝다. 미국의사협회저널은 젊은 외모를 오래 유지하려면 설탕 섭취를 줄이라 했다. 첨가당 1g 섭취 시마다 생물학적 나이가 증가하는데 하루 10g 첨가당 섭취를 줄이면 세포 나이를 2.4개월 되돌릴 수 있다 했다. 당은 노화를 촉진시키고 건강식단은 세포노화를 늦춘다는 결론이다. 비만자의 대부분은 미국심장협회 하루 권장섭취량의 2배가 넘는 당 섭취자로 소량 섭취자에 비해 비만, 당뇨, 심장질환의 사망 위험이 3배 높았다.
대한민국은 당뇨와의 전쟁 중이다. 간이혈당측정기는 매번 손끝을 찔러 혈당을 측정하는 고통과 번거로움 때문에 식후 1, 2시간, 공복혈당 정도만 측정해 연속혈당 측정이 힘들다. 연속혈당측정기(CGM)는 채혈 고통 없이 바늘이 달린 센서를 피부에 부착해 1분 단위로 연속혈당 변동치를 실시간 스마트앱으로 확인할 수 있는 혈당 관리의 구세주다. 2주마다 센서만 교체하면 음식과 운동에 따른 혈당 변화를 체크해 생활방식을 개선할 수 있고 저혈당, 고혈당 유발 시 알람이 울려 즉각 대처할 수 있다. 최근 CGM은 정상인에서 식단관리를 통해 다이어트의 효율을 높이는 부적으로 애용되고 있다.
당뇨병이나 당뇨 전단계 사람이 공복시 당 음료를 마시면 빨리 흡수되어 급격한 혈당상승으로 당스파이크가 일어나고, 다시 혈당을 낮추기 위해 과량의 인슐린이 분비되어 혈당은 빠르게 떨어진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혈관과 장기가 파손되어 동맥경화, 심근경색, 뇌경색의 원인이 되므로 당스파이크가 유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GI지수(Glycemic Index,당지수)는 식후 식품의 혈당 증가치를 백분율로 표시한 수치다. 기준 식품인 포도당의 GI를 100으로 할 때 55이하는 낮은 GI, 56~69는 중간 GI, 70 이상은 높은 GI식품으로 구분한다. 정제된 쌀, 밀가루는 GI가 높고 섬유소가 부족해 혈당을 빠르게 상승시켜 당뇨, 비만을 유발할 수 있다. 낮은 GI 식품은 혈당을 서서히 상승시켜 포만감 유지로 과식을 방지할 수 있다. 쌀밥86, 백설탕109, 과자빵95, 완두콩22, 현미55, 두부15, 사과36이다.
약식동원(藥食同源), 약과 음식은 뿌리가 같다는 말처럼 음식은 약이고 건강한 삶에 직결된다. 당뇨인과 건강인에 있어 GI에 근거한 식단관리는 선택 아닌 필수다. 음식 먹는 순서는 먼저 서서히 소화되는 섬유질이 풍부한 야채와 과일, 다음은 가금류나 생선, 콩, 육류 등 단백질, 마지막에는 낮은 당지수의 탄수화물 순으로 천천히 먹는다. GI가 낮은 통곡물과 채소 위주의 저속 노화 식단을 먹는 사람이 2.5년 늙을 때, 높은 GI음식을 절제 없이 먹는 사람은 10년 늙는다 한다. 무병장수하고 서서히 늙기 위해 단맛의 유혹에서 벗어나 영양이 풍부하고 GI가 낮은 건강한 식단관리로 건강을 유지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