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초록밥상으로 아마존을 지키는 나비효과
차은녀 충북도 기후대기과장
[동양일보]탄소중립 초록밥상은 충북도청 구내식당에서 운영하는 저탄소 식단을 말한다.
도민의 탄소중립 인식 제고를 위해 2021년 9월부터 공무원이 솔선수범 참여하는 시책으로 매월 2회(첫째, 셋째 주 수요일) 도청 구내식당에서 육류를 제외한 식단이 제공된다.
온실가스에는 이산화탄소를 비롯해 메탄, 아산화질소, 수소불화탄소, 삼불화질소, 과불화탄소, 육불화황 등 7종이 있는데, 각자 지구온난화에 기여하는 정도가 다르다. 이산화탄소가 1이라면 메탄은 이산화탄소의 28배, 아산화질소는 265배이며 이를 지구온난화지수라고 한다.
메탄은 대기 중 체류시간이 약 10년으로 이산화탄소(최대 200년)에 비해 현저히 짧아 메탄 발생을 줄이면 탄소중립을 앞당길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21년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2020년 대비 2030년까지 전 세계 메탄 배출량을 30% 감축하는‘글로벌 메탄 서약’에 가입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특히 소의 소비를 줄여야 하는 이유는 소가 메탄 배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추동물인 소는 소화 과정에서 메탄이 생성되는데 주로 트림과 방귀를 통해 대기 중에 배출한다.
문제는 식생활의 변화로 육류 소비량이 증가하면서 더 많은 소가 사육되고 있다는 것이다.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가축 사육은 효율을 따지게 되는데 여기서‘효율’은 소가 비대할수록 도축했을 때 더 많은 고기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철저히 도축을 위해 사육되는 소는 더 빨리 살찌워야 하는데 이때 고열량 사료를 많이 먹여야 한다.
그렇다면 소 사육을 위한 넓은 사육지와 고열량 사료는 어디서 올까?
지구 최대 온실가스 흡수원이자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는 아마존은 벌목으로 고통받고 있다. 첫 번째 원인은 소를 키울 방목지 마련을 위해서다. 브라질은 세계 두 번째 쇠고기 생산국이자 최대 수출국이다.
두 번째 목적은 콩 재배다. 세계 콩 수출 상위 4개국에는 브라질이 포함돼 있다. 전 세계 콩 무역량의 절반이 브라질에서 나온다. 그 많은 콩은 사람이 아닌 가축의 먹이로 수확된다.
소의 방목과 가축을 위한 콩 재배는 아마존 벌목으로 이어지고 지구의 허파는 결국 숨이 가빠진다.
초록밥상은 지난 3년 동안 총 59회 운영했다. 누적 이용 인원은 2만 여명이다. 실제 도청 구내식당의 고기가 포함된 일반식단과 초록밥상을 분석한 결과, 1명이 1끼 초록밥상을 이용하면 3.17kg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누적 이용 인원을 반영하면 약 64t의 온실가스를 감축한 것과 같다. 이는 소나무 9700여 그루를 심거나 약 13만Wh 전기 사용량을 절약한 것과도 같은데 2024년 주택용 저압 전기요금 120원을 기준으로 하면 1500만원을 절약한 것이다.
한 끼의 초록밥상이지만 그 작은 실천이 모이면 많은 양의 온실가스 감축과 더불어 태평양 건너 아마존까지도 지키는 나비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