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주장/ 인구전략기획부 설립 근거 나왔다
[동양일보]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저출생으로 국가소멸까지 걱정해야 할 상황에서 20·30대의 결혼과 출산 의향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는 소식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14일 발표한 '결혼·출산·양육 및 정부 저출생 대책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혼인 응답자의 65.4%가 '결혼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있거나 언젠가 결혼하고 싶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우리의 아버지세대에게는 ‘결혼하고 애 낳는게 당연한거지, 무슨 기분 좋고 말고 할 일이냐’는 반문이 따르는 상황이지만 요즘이 어디 그런 세대인가.
이번 조사 결과는 직전 조사인 지난 3월보다 4.4%p 높아진 수치이고 특히 30대 여성은 60%가 결혼할 의향이 있다고 답해 인식 변화가 가장 컸다.
자녀에 대한 긍정적 인식도 남녀 모두 증가했고, 특히 자녀에 대한 긍정 인식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25∼29세 여성에게서 그런 지표가 확연히 눈에 띄었다고 한다.
결혼은 했지만 아직 자녀가 없는 기혼 무자녀 응답자의 출산 의향도 올랐고, 응답자들은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중요한 분야로 '일·가정 양립 지원' 등 결혼·출산을 위한 포괄적인 지원을 꼽았다고 한다.
이제 우리의 진정한 희망은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던 젊은 층이 '마음을 돌려줬기'를 바라는 것이다.
‘결혼 안하고 안낳고 혼자 살란다’거나 ‘희망이 없는 세대, 포기가 답이다’는 식의 자조와 절망적인 마인드가 사라졌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동안 정부나 지자체가 내놓은 출산 장려정책들이 사실 적지 않았다. 각종 파격적인 조건과 지원책이 있었기에 20·30대의 심경 변화가 보이는 긍정적 뉴스들이 소소하게 한두개씩 발표는 됐었다.
최근 출산율 반등을 기대하게끔 하는 통계도 그 중 하나다. 월별 인구통계를 보면 7월 출생아 수가 1년 전보다 1516명(7.9%)이 늘며 12년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는 소식이 대표적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표한 '2025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도 올해 합계출산율이 2015년 이후 9년 만에 반등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던 차에 이번에 발표된 조사결과대로 젊은층의 마음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게 하려면 지속적인 정책적 뒷받침, 추세적 반등으로 연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속담에 ‘물 들어올 때 배질 하라’는 말이 있다.
젊은이들이 결혼하고 아이 낳겠다고 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정부 정책이 아이 낳기에 좋은 조건이라든지, 취업이나 주택문제가 결혼하기에 좋은 환경으로 바뀌었다든지, 이런 모든 문제와 지표가 그동안은 낮고 안좋았지만 정부의 노력이 앞으로 희망을 갖게 해줬고 그런 신호가 먹혔다든지...
정부는 이같은 여러 희망적 지표가 나왔을 때 출산장려 노력을 곱절로 더해 출산율 반등의 확실한 모멘텀으로 삼고 그 연속성이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 6월 발표한 '일·가정 양립, 양육, 주거' 3대 핵심 분야 중심의 저출생 추세 반전 대책을 더욱 속도감 있게 이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컨트롤타워가 더욱 필요한데 범정부 차원의 저출생 대책을 종합적으로 조정하는 부처인 ‘인구전략기획부’ 설립을 위한 관련법 개정안이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저출생 인구 문제는 국가의 존립이 걸린 문제다. 여야 모두 인구전략기획부 설립에 적극 나서는데 힘을 모아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