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 전문대학의 미래-지역과 산업을 잇는 교육의 중심지로
박경순 충청대 산학협력단장
[동양일보]2024년, 한국의 전문대학들은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인구 감소, 기술 혁신, 그리고 산업 변화가 맞물리며 교육의 역할과 방향에 대한 재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지역 전문대학은 지역사회와 긴밀하게 협력하면서도, 기업이 요구하는 맞춤형 인재 양성이라는 새로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
전문대학은 단순히 교육을 제공하는 곳이 아니다. 지역사회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특히, 지역 산업의 특성에 맞는 교육과정과 산학 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현장에서 바로 활용가능한 기술 인력을 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전문대학은 그동안 축적해 온 실무 중심의 교육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역사회 발전의 핵심 역할을 해야 한다.
전문대학은 그 설립 목적 자체가 지역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는 직업교육에 있다. 학문연구 중심에 집중하는 일반대학과는 달리, 전문대학은 현장에서 요구하는 실무 능력을 중점적으로 다루며, 졸업 후 곧바로 직업 현장에서 필요한 인재를 배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역 내 중소기업이나 다양한 산업군은 전문적인 기술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지만, 이러한 인재를 양성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은 상당하다. 전문대학은 이러한 기업들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최적의 교육기관으로 기업이 요구하는 맞춤형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지역 산업과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지역 기업에 필요한 전문 기술을 산학협력 프로젝트나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학습하는 과정에서 실무 경험을 쌓고, 졸업 후 바로 현장에 투입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지역의 전문대학들이 기업과 협력해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의 유연성이 필수적이다.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기업의 요구 및 학생들의 특성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문대학이 전공 단위의 고정된 교수자 중심 교육이 아니라 기업이 필요로 하는 최신 기술과 트렌드를 짧은 단기 과정으로 세분화하여 MZ세대의 특성에 맞춘 교육과정을 선택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
기업 역시 지역 전문대학을 인재 공급의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해야 한다. 특히, 기업이 필요한 직무와 기술을 전문대학에 적극적으로 제시하고, 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해당 기술을 익히도록 하는 구조가 정착되어야 한다. 이는 지역 산업과 대학이 상생하는 모델을 구축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다. 지역 내 고용난과 인력 수급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이러한 협력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전문대학은 지역 내 다양한 분야에서 필요한 인재를 배출하는 중요한 교육기관이다. 충북도에서는 반도체, 이차전지, 관광 서비스 등 특화된 산업군들이 발전하고 있으며, 이러한 산업을 지원하는 인재 양성은 지역 전문대학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또한 미용, 의료 서비스,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전문적인 교육을 수행하고 있다. 지역 전문대학들은 이러한 산업의 수요를 충족시키며, 지역 경제와 사회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맞춤형 지역 정주 인재를 꾸준히 배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전문대학이 진정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더 많은 산업과의 연계와 지속적인 교육 혁신이 필요하다. 산업과 연계된 교육과정으로 지역사회와 산업의 빠른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교육 혁신은 대학이 독립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대학만의 과제는 아니며, 기업과 지역사회,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 없이는 지역에 정주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데 한계가 있다.
충청대학교를 비롯한 지역 전문대학들은 앞으로도 지역과 산업을 잇는 중요한 연결 고리로서 역할을 다해야 한다. 지역사회와 산업계, 지역 전문대학이 한목소리로 협력하고 발전할 때, 지역을 살리는 전문대학의 진정한 가치는 발휘될 것이다. 41년 전통의 충청대학교는 이러한 협력 속에서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해 온 대표적인 사례이며, 앞으로도 많은 졸업생이 그 여정을 함께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