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보 공덕비 44년만에 공주시민 품에 안기다
1752년 공주에 세워졌다 1980년대초 원인 모르게 사라져 이일주 현 공주문화원장 헌신적 노력 덕 제자리 돌아와 이전
1752년 공주에 세워졌다 44년 전 원인 모르게 경기도 가평의 연안이씨 문중으로 사라졌던 '충청관찰사 이익보 공덕비'가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와 시민의 품에 안겼다.
공주시와 문화원 및 충남도 충남역사문화원구원은 26일 공주목관아(현재 복원 공사중) 혜의당 옆에 보금자리를 꾸며 공덕비 이건(移建) 식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최원철 시장, 임달희 시의회 의장, 김정섭·이준원 전 시장과 수년간 공덕비 이전에 헌신해 온 이일주 문화원장, 시민 등 200여명이 참석해 이건을 경축했다.
행사는 경과보고와 각계 인사의 축하 인사, 헌시낭독, 제막, 헌화 순으로 진행됐다.
최 시장은 축사에서 "공덕비 이전을 위해 헌신하신 이일주 문화원장님의 노고에 깊은 경의를 표하고, 이건을 허락한 연안이씨 문중에도 감사하다“며 ”관찰사의 많은 업적과 선정을 소중한 충효사상으로 승화시켜 현양함은 물론, 공주발전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달희 의장도 "시 문화유산이 제자리로 돌아와 기쁘기 한량없다"며 “앞으로 잘 보살펴 후세에 귀중한 본보기로 삼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일주 문화원장은 “2020년 문중과 최초 협의를 시작해 올해 마침내 공주 이건을 흔쾌히 허락해준 연안이씨 종중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공주목관아 복원 공사가 완료되면 공덕비가 더욱 빛을 발해 큰 의미를 가진 사적으로 함께 빛나고 역사적인 가치를 더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중대표 이완훈 도유사는 “이일주 원장님이 5년간 이익보 공의 인품과 업적을 조명한 사실을 알고 공주 이건을 기쁜 뜻으로 동의했다”며 “이제 공덕비가 당신이 재임했던 공주로 왔으니 앞으로도 시에서 관찰사의 업적을 널리 현양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공덕비는 영조(1724~1776) 재위 때 비신(碑身)의 높이 187cm, 너비 68cm, 두께 53cm의 규모를 갖춰 건립됐다.
비문에는 공평과세, 빈민구휼, 공정 옥사(獄事), 민역폐단 개선 등 선정에 관한 기록이 상세히 적혀 있다.
공덕비는 그가 임기를 마친 후 공주시 장깃대나루(현 공주시 옥룡동 금강홍수통제소 앞) 근처에 세워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깃대나루를 자주 이용하던 그를 배에 태웠던 사공들이 선정을 기리기 위해 십시일반 자금을 모아 건립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1980년대 초 발견됐다 얼마 후 원인 모르게 사라졌던 공덕비가 연안이씨 문중에서 보유중인 것을 확인한 건 이일주(현 공주문화원장) 당시 공주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장이다.
이 원장은 2019년부터 문중을 찾아가 설득하는 등 5년 넘게 공을 들여 환수의 결실을 맺게 됐다. 공주 유환권 기자 youyou9999@dy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