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주장/ 정크푸드로부터 아이들을 해방시키자

2024-10-30     동양일보

[동양일보]정크 푸드(Junk Food), 직역하자면 쓰레기 음식이라는 뜻이다. Junk라는 단어 자체가 이미 큰 거부감을 안긴다.

핑거푸드라고도 하는 이 말이 나온 이유는 글자 그대로 쓰레기 처럼 영양성분이 불량한 음식이기 때문이다.

정크푸드의 대표적 종류로는 콜라 사이다 환타 등 일반 탄산음료와 햄버거 빵 토스트 치킨 등을 꼽는다.

이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으나 그걸 알면서도 찾는, 그런데 그냥 찾는게 아니라 자주 많이 일반적으로 먹는 것도 우리 사회의 묘한 아이러니다.

만병의 근원인 담배가 해로운 줄 알면서 쉽게 끊지 못한채 죽을때까지 꼬나물고 사는 것과 비슷하다 해야할까. 어쨌든 이 정크푸드가 문제인 이유가 있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통계자료를 보면, 국내 천식 환자 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이후 크게 증가했다고 한다.

지난해에는 1~8월 환자 수가 전년 전체 환자 수보다 무려 39%나 늘어난 142만3451명으로 집계됐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국내에서 탄산음료와 패스트푸드 소비 증가가 청소년에게 천식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는 점이다.

경희의료원 디지털헬스센터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최근호에서 한국 청소년 위험행동 분석 결과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탄산음료와 패스트푸드 섭취량을 분석한 후 천식 발생에 미친 영향을 살폈더니 조사 대상 청소년의 천식 유병률은 2.15%(1만8568명)였다.

탄산음료와 패스트푸드 소비가 천식 발생 위험을 각각 7%, 25%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됐다는 것이다.

또 남성 청소년보다 여성 청소년에서 이런 연관성이 더 컸다고 한다. 연구팀은 여성 청소년의 경우 탄산음료와 패스트푸드가 천식 위험을 각각 31%, 46% 높이는 것으로 추산했다.

연구팀은 1주일에 7회 이상 패스트푸드를 섭취하는 청소년의 천식 발생 위험이 패스트푸드를 전혀 섭취하지 않는 청소년에 견줘 1.25배 더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패스트푸드에 많이 들어 있는 포화지방산이 체내 염증성 사이토카인 등의 발현을 촉진함으로써 천식과 같은 면역 반응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정크푸드는 신진대사가 원활한 청소년보다 사실 성인들에게 더욱 안좋다. 고혈압, 심장병 등을 유발하는 주범이기 때문이다. 일시적으로야 입을 ‘행복하게’ 해 주지만 과량의 잉여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바뀌어 살찌게 만드는 것이다. 뱃살의 ‘원흉’이기도 하다.

그뿐인가. 나쁜 지방 외에 염분 함량이 높고, 방부제, 인공 향료, 색소등의 각종 식품첨가물이 많이 들어 있어 정말 ‘쓰레기’라는 표현이 하나도 과하지 않다.

우리가 아는 천식은 천명,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 기침 중 두 가지 이상이 동시에 나타나고, 심한 경우 죽음에 이르게도 한다.

이런 천식의 원인이 정크푸드 탓이라는 연구 결과는 사실 놀라운 일이다. 청소년 자녀 부모들의 적극적 관심과 주의 당부가 필요해 보인다.

아이들에게 정크푸드 대신 양질의 영양분이 고르게 전해지도록 우리 쌀 아침밥 먹기, 규칙적인 제 때 식사 등도 꼭 챙겨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