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섬세한 촉수로 되살려낸 낯익은 듯 낯선 풍경

강병철 작가, 7번째 시집 『격렬하고 비열하게』 출간

2024-11-02     도복희

 

고등어 한 손 자전거 짐받이에 매달자/ 희끗희끗 피어오르는 굴뚝 연기/ 갑자기 커지던 먼지 몇 점/ 차가운 기침으로 얼굴 때리더니/ 눈송이다 돌아가신 당숙/ 상여 메던 그 첫눈/ 짐 벗고 훌훌 떠나라는 그 말씀/ 자작나무 마파람 소리로 더듬다가/ 페달 구른다/ 목덜미 차갑게 얹히던/그 서린 기운이구나, 끄떡거리며

첫눈전문

 

강병철 작가

 

강병철 작가의 7번째 시집 격렬하고 비열하게(작은숲)가 출간됐다. 이번 시집은 표제시 <격렬하게 비열하게>를 비롯 70여 편의 시가 실려 있다. 서해안 바닷가를 배경으로 한 유년의 일기장과 이루지 못한 사랑들, 요양병원에 5년째 입원한 어머니의 사연 등을 담아냈다. 일상에 흐르는 무심한 스크린을 잡아낸 매의 눈이 구구절절 드러나는 작품이다. 황재학 시인은 추천사를 통해 시인은 항상 노심초사다. 스스로도 소심하고, 예민하고, 생각이 많다고 말한다. 그냥 스치고 넘어갈 일도 반추하고 되돌아보며 속을 끓이는 체질이다. 그런 성격과 기질이 그를 문학의 길로 이끌었으리라. 삶의 굽이굽이에서 마주친 대상과 상황들을 삶의 갈피에 여며뒀다가 예민하고 섬세한 촉수로 불러내 되살려내는 그의 작업은 마주한 대상과 상황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연민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이번 시집은 그만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입담과 사설이 서정성과 어우러져 낯익은 듯 낯선 풍경으로 독자들을 끌어낸다고 말한다.

강 작가는 나이가 들면서 일상의 스크린을 잡아내는 '매의 눈'은 놓치기도 하지만 지난 흔적에 대한 감성은 더 예민하고 진해졌다. 그런 배경을 살리느라 밤낮 구분이 사라졌다고 출간 소감을 전했다.

시인이자 소설가인 강병철 작가는 1983년부터 삶의 문학동인으로 활동 중 1987신동아에 시 믿음을 위하여를 발표하면서 시작 활동을 시작했다. 40년 도정이다. <대전·충남작가회의><충남작가회의> 회장과 청소년 잡지 미루의 발행인을 역임했다.

시집으로 유년 일기, 하이에나는 썩은 고기를 찾는다, 꽃이 눈물이다, 호모중딩사피엔스, 사랑해요 바보몽땅, 다시 한판 붙자를 장편소설로 해루질, 닭니, 토메이토와 포테이토, 엄마의 장롱, 꽃 피는 부지깽이등을 출간했다. 소설집은 열네 살 종로, 초뻬이는 죽었다, 비늘눈, 나팔꽃등을, 산문집으로 어머니의 밥상, 선생님이 먼저 때렸는데요, 작가의 객석, 쓰뭉선생의 좌충우돌기, 우리들의 일그러진 성적표, 선생님 울지 마세요등을 발간했다. 교육산문집 , 아름다운 나비야, , 너의 바람이고 싶어,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등의 기획에 참여했다.

도복희 기자 phusys2008@dy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