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주장/수능 끝났다, 본격적인 입시는 지금부터

2024-11-14     동양일보

[동양일보 동양일보 기자]'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4일 전국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이번 수능은 ‘의대증원’ 여파로 N수생이 21년 만에 가장 많았다. 올해 수능 지원자는 전년보다 1만8082명 증가한 52만2670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졸업생 지원자는 16만1784명으로, 규모로만 보면 2004학년도 수능(18만4317명) 이후 가장 많다. 졸업생 수능 지원자 중에는 대학 입학 후 1학기를 마치고 재수에 뛰어든 반수생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충청지역 수능 응시자도 대전 1만5462명 등 총 5만1150명으로 지난해보다 2303명 늘었다.

이제 수험생들이 숨 가쁘게 달려온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 수능은 대입의 최대 관문이다. 이번 수능도 지난해에 이어 이른바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이 확실히 배제돼 수험생들이 혼란은 적었으며, 공교육 과정을 통해 준비할 수 있는 시험이라는 기존 경향이 유지됐다.

난이도는 2024학년도 수능과 지난 9월 모의평가보다 다소 쉽게 출제됐다.

공통과목인 독서, 문학은 EBS 수능 교재를 밀도 있게 연계하고 교육과정 핵심 내용이나 개념 바탕으로 설계했고 변별력이 충분한 시험으로 평가된다. 1교시 국어가 지난해 수능이나 올해 마지막 모의평가보다 다소 쉬웠다는 분석이 나왔다. 어려운 배경 지식을 요하는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 없이 선지를 까다롭게 구성하는 방법으로 변별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6월 모의평가보다는 쉽고 9월 모의평가에 가까운 수준이었다는 EBS 현장 교사단의 분석이다.

현장 교사단은 EBS 대표 강사, 수능 연계교재 집필진 등으로 구성됐다. 교사단은 지난 9월 모의평가 때부터 매 과목 시간이 끝날 때마다 출제 경향을 분석하고 있다.

역대 가장 어려웠던 것으로 평가된 작년 수능 국어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전년도보다 16점이 높은 150점이었다. 반면 9월 모의평가 표준점수 최고점은 129점으로, 2022학년도 9월 모의평가 이후 가장 낮았다. 표준점수는 개인의 원점수가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보여주는 점수다. 통상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만점자의 표준점수, 즉 표준점수 최고점은 상승한다. 시험이 쉬우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하락한다.

교육부가 올해도 수능에서 없앨 것이 라고 예고한 킬러문항이 사라지면서 충분히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시험이 되었다.

이번 시험 특징은 다양한 난이도의 문항·선지로 변별력을 확보했다. 지문이나 선지의 길이도 특별히 길지 않은 대신 선지의 정교함과 세심함을 통해 실질적인 사고력을 측정하고자 했다. 앞서 교육부는 전문 지식을 필요로 하거나 너무 추상적인 지문을 킬러문항의 예로 꼽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능은 사고력을 측정하는 문제인데 지문부터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문제는 적정 평가방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수험생에게는 수능은 끝났어도 본격적인 입시는 지금부터이다. 논술, 면접 등 수시 대학별 고사에 이어 정시 지원도 기다리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가채 점을 통한 성적 분석을 진행하고 수능 성적 발표 전까지 대입 전략을 꼼꼼히 수립해야 한다. 수능 점수는 변하지 않지만, 그 점수를 바탕으로 어떤 전략을 세우느냐에 따라 대입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능은 대학과 더 넓은 세상으로 진입하기 위한 불가피한 통과의례다. 수험생들은 최소 10년 이상을 인내하며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왔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수험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건 시험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친다고 해서 지나치게 비관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이다. 재도전 기회는 얼마든지 열려 있고 수능이 인생사 전부도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