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공감/겨울철새가 머무는 땅 서천의 ‘서천군조류생태전시관’
산, 들, 강, 갯벌로 이어지는 생태 축은 철새의 보고 서천갯벌 해질무렵 환상적인 가창오리 군무
[동양일보 도복희 기자]가창오리 군무는 환상적이다. 1월과 2월 금강하구와 금강호에서 만날 수 있는 새들의 비행은 절정을 이룬다. 자유로움을 만끽하고자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가슴을 시원하게 채워준다. 오리류, 기러기류, 가창오리 등 철새들이 서천을 찾아오는 데는 살아가기 좋은 생태 조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천의 산과 숲, 들과 농경지, 습지와 강, 바다와 갯벌 등 모든 공간이 새들이 살아가는 천혜의 조건을 제공한다. 특히 산, 들, 강, 갯벌로 이어지는 생태 축은 철새의 보고라 해도 무방하다. 금강 주변에 광활하게 펼쳐진 농경지는 철새에게 안전한 먹이터와 쉼터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다. 매년 겨울철 금강호에는 큰기러기, 쇠기러기, 큰고니,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고방오리, 쇠오리, 흰죽지, 댕기흰죽지, 비오리, 물닭, 뿔논병아리 등 수 많은 겨울철새들이 찾아온다. 이중 국제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해 있어 보호가 절실한 가창오리가 매년 금강호에서 월동을 한다. 낮에 휴식을 취하다가 해질무렵 주변 광활한 농경지로 날아가면서 펼치는 군무는 이때 아니면 볼 수 없는 진풍경이다.
겨울철새들이 머무는 땅 서천에는 서천군조류생태전시관(충남 서천군 마서면 장상로 916)이 있다. 2002년 철새 탐조대로 시작해 1차 리모델링을 통해 2009년 12월 12일 재개관, 이후 2023년 2차 리모델링으로 현재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전시관에서는 서천의 자연환경과 새들의 생활을 한눈에 볼 수 있다.
1층 휴먼테라스는 관람객이 자유롭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철새 관련 전문서적이 비치돼 있다. 뮤지엄샵에서는 다양한 새들을 이용한 기념품 구매도 가능하다.
2층은 생태를 파노라마로 펼쳐놓은 라운지다. 영상상영관(버드시네마)에서는 새들의 생태에 관한 애니메이션이나 다큐영상이 상영된다.
3층은 철새의 이동경로, 비행법에서 철새의 몸 구조, 날개형태, 깃털의 구조 등 새에 관한 모든 것을 학습할 수 있다. 또 새처럼 나는 느낌을 체험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관도 있다. 새의 번식과 산란, 부화 과정을 담은 다큐 영상 관람석도 마련돼 있다.
조류생태전시관에서 진행하는 생태관광프로그램은 만들기 체험(나무새 브로치 만들기, 씨그라스 목걸이 만들기, 소라피리 색칠하기, 새집꾸미기 등)과 에코히어로즈의 모험(화~토 오전 10시, 오후 2시)이 있다.
실외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서천의 갯벌에서 직접 해양생물을 관찰하고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에서 해양미션을 수행하는 ‘갯벌·바다 덕분에 프로젝트’와 탐조를 통해 마음을 진정시키는 ‘버드테라피’가 있다.
이 밖에도 ‘찾아가는 생태환경교육’과 ‘해양환경교육’, ‘자연환경해설사 기본양성과정’을 운영한다.
특히 2012년부터 자연환경해설사 양성기관으로 현재까지 13기수 200명을 배출해 지역과 국립생태원,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금강유역환경청, 습지보호지역, 산림청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겨울 철새들의 쉼터, 서천갯벌은 2021년 7월 31 유네스코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다. 서천군은 세계유산으로 지정받기 위해 10년 넘게 준비해 왔다. 갯벌 매립을 취소하고 2008년 15.3km² 서천갯벌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였으며 이후 2018년 서천갯벌 68.09km² 습지보호지역으로 확대 지정하여 한국의 갯벌로 신청하여 새계자연유산에 등재하게 됐다.
전홍태 주무관은 “새들이 돌아와 쉴 수 있도록 안정된 생태계 유지하는 것은 자연과 인간을 지속가능하게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이런 자연과 인간의 공존은 지역주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추진해야 할 사안”이라며 “자연을 살리고 보호하는 것이 결국 지역을 살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1만여 명이 다녀간 서천철새여행은 다른 축제와 다르게 자연과 생태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이를 통해 사람들이 자연의 소중함을 배우는 기회의 장”이라고 언급했다.
서천 도복희 기자 phusys2008@dy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