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겨울 산행, 안전과 건강 모두 챙기려면

조용규 청주자생한방병원 원장

2024-12-29     동양일보
조용규 청주자생한방병원 원장

[동양일보]지난달 서울과 수도권에는 40cm가 넘는 눈이 쌓이며 11월 최대 적설량을 기록했다. 이후 전국 곳곳에도 눈이 내리며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다. 하지만 이런 한파 속에서도 집 밖을 나서려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눈 덮인 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려는 등산객들이다.



겨울 산은 봄·가을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하지만, 동시에 더 많은 주의가 요구된다. 다른 계절과 달리 등산객들의 신체적 부담이 크고, 자칫하면 안전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겨울철 등산에서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할까?



먼저 등산 전 발목, 무릎, 허리 등 평소보다 강도 높은 스트레칭으로 전신의 긴장을 풀어줘야 한다. 겨울 산행의 가장 큰 어려움은 ‘추위’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추위는 더 거세지는데, 이는 저체온증과 동상 등의 위험은 물론 관절에도 부상을 안겨줄 수 있다. 낮은 기온에서는 근육과 인대가 쉽게 굳어 갑작스러운 움직임이나 무리한 운동의 경우 부상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설산의 경우엔 바닥이 얼거나 눈이 쌓여 미끄러울 수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걸음걸이가 평소보다 조심스러워져, 관절과 허리에 부담이 쌓이기 쉽다. 관절에 부담을 덜기 위해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며, 가급적 긴 코스를 선택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아울러 아이젠과 같은 미끄럼 방지 장비를 착용하고, 등산 스틱과 보호대를 활용해 관절에 가해지는 충격을 분산시키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 산행 중 혹은 하산 후 관절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만약 통증이 오랜 기간 지속된다면 전문적인 진료에 나설 것을 권한다. 관절 질환은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해야 더 큰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나 무릎통증과 같은 부분들은 아파도 “추워서 그렇겠지”, “저번에 삐끗해서 그런건데 좀 있으면 나을거야” 이런 식으로 가벼이 여기거나 치료를 미루어 상태가 심해져서야 내원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통증이 평소보다 오래간다 싶으면 근처 병원에 내원하여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한의치료는 관절 통증에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한의학에서 침 치료는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고 혈액순환을 촉진해 통증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약침 치료는 생각보다 많은 환자 분들에게 생소한 치료법이다. 주사를 사용하기 때문에인지 한방치료가 맞는지 재차 물어보는 환자분들이 종종 있다. 약침 치료는 한약재에서 추출한 유효 성분을 활용해 주사로 체내에 직접 투입하는 치료법으로 염증을 완화하고 손상된 조직을 회복시킨다. 이러한 치료법은 통증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고, 재발 위험까지 줄여주는 데 도움이 된다.



겨울 산행은 아름다운 설경을 감상하며 심신을 재충전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다. 앞서 말한 것 처럼 산행 시에는 산행 전에 평소보다 강도 높은 스트레칭을 수행해 주어야 하고, 날씨와, 그 산의 지형, 그리고 본인에게 맞는 필요한 장비르를 구비하여 자신의 신체 상태를 고려해 무리없는 산행이 이뤄진다면, 겨울철 산의 매력을 더 온전히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건강하고 안전한 산행으로 아름다운 겨울 추억을 만들어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