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칼럼] 청사(靑蛇)의 해, 청사(靑史)창조의 원년으로 삼자
이상주 전 중원대교수
첫째, 유견유득(唯見有得),유문유익(唯聞有益)이다. 다음은 뱀에 대한 견문이다. 2025년 을사년은 청사(푸른뱀)의 해다. 뱀띠해에 태어난 사람은 뱀의 속성을 닮는다고 한다. 통계최면학적 관점이다. 생득적(生得的)운명을 믿는 우리 선조들은, 사주팔자가 좋은 날에 아이를 낳을 수 있게, 출산날자를 예측조절하여 임신하게 했다. “예측출산”을 하지 않고 태어난 아이도, 사주대로 산다고 믿었다. 통계학적 추론이다.
둘째, 뱀이 달려드는 태몽을 꾸면 아들을 낳는다고 한다. eve는 뱀의 유혹에 빠져 금단의 사과를 먹었다. 1970년대말인가 뱀피무늬 샌달과 구두가 유행했었다. 1990년대초 2000년초무렵 “꽃뱀”과 “제비”라는 말이 탄생현존하고있으니, eve의 고사와 제비의 외양을 참작했다. 100년후 후세들이 그 비유적 의미를 알까.
셋째,“구렁이가 용이 되려면 땅에서 삼천년, 물에서 삼천년,산에서 삼천년 묵어야한다”인내와 노력을 강조했다.
넷째, “독사가 뛰어오른다” 독사도 자기 생존방어본능으로 사람에게 위압감을 주려고, 머리를 포함하여 상체 3분의 1정도 치켜든다. 그뿐, 절대 몸 전체로 뛰어오르지 못한다. 칠성면 사곡리에서 산마루과수원을 하던 우삼봉친구는 “독사 100마리를 잡으면 천당간다”고, 적선최면적 말을 강조했다.
다섯째, “뱀은 정력에 좋다”가능성은 확실하다. 숫뱀은 2cm정도의 성기가 좌우 두 개다. 하나로 12시간 씩, 24시간 교미한다고 한다. 그래서 웅사신(雄蛇腎)을 먹으면 긴 시간 성교를 할 수 있다고 여겼다. 상형약능론(象形藥能論)이다. 필자는 1968년경 옆집 초가지붕 위에서 1m 넘는 구렁이 두 마리가 한나절 이상 짝짓기하고있는 걸 보았다. 이웃동네 대촌에 사는 분이 우리집에 머슴으로 와있었다. 사리면 이곡리 월현입구 개울가둔치에, 땅군이 천막을 치고 숙식하며 뱀을 잡기도하고 사기도했다. 그 뱀장사에게 알려 그 구렁이 두 마리를 잡아갔다. 500원을 받았다한다. 그분은 명랑쾌활하며 농담도 잘하고 성실한 분이었다. 머슴생활을 마친 얼마 후 자살했단다. 그러자 동네사람들이 교미하는 뱀을 뱀장사가 잡아가게하여 벌을 받았나보다고 수군거렸다. 이 말을 들은 그 어머니는, 왜 그렇게했느냐고 탄식하며 매우 슬피 통곡했다고 한다. 죽은 그분만의 사연이 있었으리라. 삼가 명복을 빌며 윤회환생하여 홍복을 누리기를 축원한다.
여섯째, 흙담 위에 볏짚으로 만든 용고새를 얹져놓으면 그 위로 구렁이가 기어다녔다. 1969년경 우리집 근처 정순명씨집 마당에 쌓아놓은 보리짚을, 밥할 때 땔려고 헤쳤는데,그 안에 구렁이가 낳은 알이 열댓개 있었다. 달걀 크기다. 이만섭씨가 양은솥에 삶아먹는다고 바가지에 담아갔다.2021년경 한 친구는 낚시꾼이 저수지주변에서 잡은 구렁이 두 마리를 100만원에 사서 고아먹었다 한다.
일곱째, 시골에 살면 항상 뱀을 조심해야한다. 가을김장철 밭에 무우잎을 쌓아놓으면 그 밑에 뱀이 들어가있어 물리기도 한다. 아스팔트시멘트포장농로가 낮에 태양열로 달아오르면, 어두워졌을 때 뱀이 그 위로 나와 충전한다. 필자는 언덕아래 산다. 몇해 전 마당에 고추를 심고있었다. 개구리가 뛰어와 내 앞에서 멈추었는데, 배가 불룩불룩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뛰어가지를 못한다. 웬일인가 생각하는 순간, 뒤이어 1미터 정도 되는 뱀이 혀를 널름거리며 나타났다. 독이 없다는 살뱀이지만 등골이 오싹했다. 뱀에게 잡혀먹히지 않으려고 사력을 다해 뛴 개구리가 기진맥진해서 멈춘 것이다. 사람은 뱀처럼 해치지 않으리라 여겼나, 우연인가. 순간 갈등이 생겼다. 개구리를 살리자니 뱀이 굶주릴 것이니 어찌하나. 그러나 반사적으로 발을 구르고, 손을 내저으며 “저리가”라고 크게 소리질렸다. 멈췄던 뱀은 억울한 표정으로 언덕쪽으로 돌아갔다. 눈물이 글썽한 눈을 깜빡이며 개구리는 반대쪽으로 갔다. 인간사인류사도 약육강식(弱肉强食)이다.
여덟째, 2025년 일체의 내홍외환(內訌外患)을 척결하자. 금년은“1905년 을사늑약 120년”되는 해이다. 1905년 일제에게 손가락을 물렸다가 1910년 몸통까지 먹혔었다.유비무환, 역사는 동일양상이 반복된다. 2025년 능구렁이처럼 능글능글 노련하게 각자 자기인생관대로 사회생활 잘하고 건강장수행복하시라.“야생독사보다 더 무서운 주변의 인간독사(人間毒蛇)를 더 조심하자”그리고 만고청사에 영생불사하는 묘법을 찾자. 각자 홍익학문하고 홍익인간이 되어 “죽지 않는 청사(靑史)가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