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공감/정림사지박물관-1400여년 전 백제시대 불교문화를 배우다

정림사지 출토 184점 백제 사비 시기 불교 유물 전시, 상세한 백제불교 전래 과정과 발전 모습 …학습 효과

2025-02-20     도복희 기자
▲ 고유진 사적관리소 박물관 팀장이 정림사지 박물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도복희 기자

정림사지박물관(부여군 부여읍 정림로 83)에 가면 백제 사비 시기 화려했던 불교 유물을 만날 수 있다. 소조불(작은 불상)과 와당, 기와편, 토기편들이 1400 여전 시간을 거슬러 눈 앞에 펼쳐져 있다. 긴 시간의 무게가 느껴지는 184점의 유물을 하나하나 마주하는 일은 또 다른 시간여행이다. 박물관 입구에서 1전시실에 들어서면 정림사지 사찰터에서 발굴된 25점의 유물이 사각의 유리진열장 안에 전시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버튼을 누르면 유물에 관련된 소개와 함께 다양한 조명이 전체 전시 공간을 비춘다. 3분 정도의 설명이 이어지는 동안 바뀌는 빛의 조화가 백제의 시공간에 들어선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조성한다.

12분의 1로 축소 복원된 정림사지 전경이 전시돼 있다. 사진=도복희 기자

 

옆으로 이어진 공간에는 정림사지 발굴조사 개요 등 관련 자료가 비치돼 있어 학습 효과가 뛰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곳 사찰터에서 발굴된 소조상편, 토제품, 석제품 등 유물은 물론이고 12분의 1로 축소 복원된 정림사지 전경을 한눈에 마주할 수 있다.

정림사지 박물관 내부 전경. 사진=도복희 기자

 

2전시실로 들어서면 백제불교 전래 과정과 발전 모습을 상세하게 알 수 있는 코너들이 있다. 특히 백제불교 역사관은 흥미롭다. 사비백제 6대왕(26대 성왕, 27대 위덕왕, 28대 혜왕, 29대 법왕, 30대 무왕, 31대 의자왕)의 업적과 불교에 대한 각 왕의 생각을 대화 형식의 연출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다. 은빛 돔으로 된 ‘사비연화 360’은 정림사지 관련 창작애니메이션을 상영하는 곳이었는데 올해는 새로운 영상 제작으로 내년부터 재개관 할 예정이다.
현재 2전시실 한쪽에서는 ‘2024년 아스카 문화유산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문화교류의 중심지였던 아스카에서 볼 수 있는 백제 문화의 숨결이 사진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진다.
2006년 9월 29일 개관된 정림사지박물관은 2021년 리모델링을 통해 현재의 모습에 이른다. 백제 불교문화의 재조명을 통해 올바른 역사 인식을 고취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기 위해 건립된 공간이다. 불교 상징인 범어(梵語) 만(卍)자 모양으로 건축된 박물관은 중앙홀을 중심으로 진입로, 전시실, 관리실 등이 사방으로 뻗은 날개의 형상이다.

정림사지 박물관 1 전시실. 사진=도복희 기자

 

정림사지박물관은 1000여 평에 세 개의 열린 공간으로 정림사지관, 백제불교역사관, 영상교육관의 닫힌공간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 건물 외벽의 전면 산수무늬를 얇은 부조형식으로 구워 만든 백제시대 정사각형 벽돌이 고풍스럽다.
주말 2000~3000명, 1년에 15만명 이상이 다녀간 정림사지 박물관은 무료 관람이 가능하고 3~10월 오전 9시~오후 6시, 11~2월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 운영되고 있다.

정림사지 박물관 1 전시실. 사진=도복희 기자

 

고유진 사적관리소 박물관 팀장은 “정림사지는 나성으로 에워싸인 사비도성 내부의 중심지에 자리잡고 있으며, 백제의 건축 기술의 발전과 예술미를 보여주는 탁월한 가치를 인정받아 2015년 세계유산에 등재된 곳 ”이라며 “남북 일직선상에 중문•탑•금당•강당을 배치한 백제사찰의 대표적인 모델인 이곳에서 백제시대 가람배치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부여 도복희 기자 phusys2008@dynews.co.kr

정림사지 박물관 외부 전경. 사진=도복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