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어르신들에게 행복을 주는 충북도 ‘일하는 밥퍼’
조성돈 충북도 노인복지과장
‘우리가 세웠네 이 나라, 우리가 키웠네 내 자식 ∼’
충북도 ‘일하는 밥퍼’ 주제곡의 일부분이다. 대한민국의 어르신들은 허리띠를 졸라매어 나라를 일으켜 세우고, 여럿의 자식들을 훌륭하게 키워내서 나라의 번영을 이끄는 원동력으로 만들었다는 의미이다.
우리나라의 모든 어르신은 존경받아야 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내야 마땅하다.
2024년 12월 23일은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날이다.
충북은 2년 전인 2023년 2월에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고, 올해 1월 말에는 노인인구가 22%를 넘어섰다. 충북의 노인인구 비중은 매년 1% 이상 증가하고 있고, 2050년 노인인구 비중이 43%에 이를 것으로 추계된다.
인구 고령화는 생산・소비 인구 감소뿐만 아니라 노인 빈곤, 고독사, 자살, 의료・돌봄 비용 증가 등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충북의 독거노인은 전체 노인인구의 32%인 11만명이다. 연간 고독사 167명 중 노인이 50%가 넘고, 자살 431명 중 37%인 158명이 노인이다. 생계형 폐지 줍는 노인이 충북에만 474명으로 조사되고 있다.
2025년도 충북도 노인복지 예산은 전체예산의 14%가 넘는 1조217억원이다.
기초연금・일자리・돌봄・여가 지원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어도 어르신의 빈곤, 정신・신체적 건강, 사회적 고립 문제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제는 지원 일변도에서 탈피해 복지 사각지대 구석구석을 찾아보는 노인복지 정책 개발이 필요할 때이다.
‘일하는 밥퍼’ 사업은 그 시작이다.
‘일하는 밥퍼’는 생산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와 기업에서 일감을 받아, 경로당이나 도심의 작업장에서 어르신들이 ‘생산적 자원봉사’에 2∼3시간 참여하고 1만원∼1만5000원의 활동실비를 온누리 상품권으로 지원받는 사업이다.
물론 지급되는 활동실비에 비해 어르신들의 생산성은 크게 미치지는 못하지만,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어르신들의 자부심은 하늘을 찌른다.
일하는 기쁨과 사회참여, 건강과 용돈까지 챙기는 1석 3조의 사업이다. 또한 온누리상품권 소비로 시장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
이제 충북도의 어르신들은 노인복지의 수혜자에서 사회문제 해결의 참여자로 나서게 됐다.
지금 충북도의 경로당과 일하는 밥퍼 작업장 57곳에서 매일 1000여 명 이상의 어르신이 참여하고 있다. 폐지 줍는 어르신들도 참여하고 있다.
충주의 한 경로당에서는 96세, 97세 되신 할머니가 나란히 앉아 즐겁게 일을 하고 있다. 아침 아홉 시 시작인데 일곱 시 반부터 나와계시는 어르신들과 쪽파와 마늘을 다듬고, 자동차 부품 단순 조립이지만 작업에 열중인 어르신들을 보면 눈물이 난다.
충북도는 모든 시군으로 ‘일하는 밥퍼’ 작업장과 경로당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그동안은 후원금으로 사업이 운영되고 있으나 앞으로는 부족한 부분을 도비로 함께 지원할 계획이다.
대한노인회 충북연합회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공동으로 연합모금을 시작한다는 반가운 소식도 접하고 있다.
오늘날의 노인은 우리의 부모이자 세월이 흐른 후에는 우리 자신의 모습이다. ‘일하는 밥퍼’ 사업에 더 많은 어르신이 참여할 수 있도록 일감 나눔 확산과 후원이 범도민 운동 차원으로 이어져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소외됨 없이 모든 어르신이 행복한 충북도가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