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늘봄학교 속 농촌체험학습,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자란다

김화숙 충북농업기술원 농촌지도사

2025-03-11     김민환 기자
▲ 김화숙 농촌지도사

우리나라 2023년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한 2024년 한 해 동안 초등학생 수가 10만 명 감소하는 등 저출생으로 인한 인적 자원 부족이 국가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사회 전체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이 절실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아프리카 속담 중에는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선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아이가 올바른 성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부모뿐만 아니라 이웃과 지역사회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국가가 추진하는 ‘늘봄학교’ 정책은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매우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늘봄학교는 초등학생 학부모들이 겪는 돌봄 공백을 국가가 책임지는 교육 및 돌봄 체계다. 정규 수업 외에도 학교와 지역사회의 다양한 교육 자원을 연계하여 학생들의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는 종합적인 교육 운영 체제다. 충북농업기술원은 2008년부터 농촌교육농장을 육성해 왔다. 농촌교육농장은 학교 교과과정과 연계된 농촌체험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공간으로, 농업인들이 공익적 기능을 수행하면서 농가 소득을 높일 수 있는 모델이다. 그동안 농촌교육농장에서는 지역 학교와 연계해 전통음식 만들기, 식물 관찰하기, 농산물 수확하기, 동물 먹이 주기 등 다양한 농촌체험 학습을 진행해 왔다. 최근 들어 이러한 농촌교육농장의 가치가 점점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있어 뿌듯한 마음이 든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남아 있다. 특히, 늘봄학교와 농촌교육농장의 제도적 연계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늘봄학교에는 체육, 문화, 예술 분야 강사들이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반면, 농업인들은 농장 운영과 함께 농촌체험 전문 강사로서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며 이러한 과정에서 경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충북농업기술원은 지난해 충북교육청과 협력하여 주말 늘봄학교를 운영하였다. 매주 토요일 학부모와 아이들이 농장을 방문하여 농촌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방식이었으며, 이는 일선 담당 공무원들의 노력으로 이룬 성과다.
농업과 농촌이 제공하는 공익적 기능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 또한, 자연은 아이들의 인지 발달, 정서 안정, 신체 성장, 사회성 함양, 면역력 강화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자연을 접하고 농촌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농촌교육농장은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앞으로 충북농업기술원은 늘봄학교 내에서 농촌체험 프로그램이 더욱 확대될 수 있도록 교육청과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다.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하여 농촌체험이 정규 교육과정 속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런 노력이 정책 기획자와 학부모들에게 전달돼, 농촌체험 학습이 늘봄학교와 연계된 교육과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