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칼럼] 당산 생각의 벙커 색에 물들다

이상봉 충북문화예술자문관

2025-03-13     동양일보
▲ 이상봉 충북문화예술자문관

컬러는 우리의 일상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자리하고 있다. 개인의 생활에서 색의 선택은 우리의 인생에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기도 한다. 색은 때때로 우리의 삶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기도 하며 표현을 위한 수단이자 매개체로 다양하게 변주되어 풍부한 상상력을 제공한다. 또한 색은 우리의 행동이나 판단, 욕망, 건강 등에 미치는 영향도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연구자들의 주장도 있다. 우리들의 주거공간과 일터나 영업장에서 기능에 따른 색의 선택과 배치뿐 아니라 우리가 입는 옷, 우리가 먹는 음식, 우리가 걸치고 배치하는 장식물까지도 색에 어떤 의미와 상징을 부여하기도 한다.
색의 사용과 선택에 대해서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예술가들도 자신만의 독특한 창작 세계를 일구어 내기 위해 자신만의 개성을 나타낼 수 있는 색을 찾고 만들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한다. 노란색을 즐겨 사용하였던 고흐는 노란색은 신을 유혹하는 색이라고 말하기도 할 정도로 즐겨 사용한 색으로 고흐의 해바라기는 대표작이면서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다소 미신적인 이야기지만 현대인들도 돈복이 온다는 의미로 이사하는 집의 선물을 해바라기 그림을 주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은 집에 걸고 돈복을 염원한다. 한 톨에서 시작하여 수많은 씨가 맺혀있는 것들을 보면서 번성을 기원함도 있겠지만 아마도 노란색이 금을 상징하는 색 때문이 아닐까 한다.
50여 년을 충무 시설로 사용하던 공간인 당산벙커가 지난해 10월부터 반인들에게 개방이 되었다. 당산 벙커는 군사적인 목적이나 비상 상황에서만 사용하던 곳으로 일반인들이 출입할 수 없는 배일에 싸여있는 위장형 공간이다. 외장은 외부에서 식별할 수 없게 숨겨진 공간으로 국방색을 사용하여 전체적으로 칙칙하며 어두운 회색빛을 상징한다.
비공개된 공간을 도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켜 지역사회에 폭넓은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한다. 구도심의 상권의 활성화와 함께 다양한 문화를 생산하는 벙커로 재탄생시키며 컬러풀 한 공간화로 탈바꿈시키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올해 첫 번째 기획전 ‘벙커 색에 물들다’는 문화공간으로의 명소화를 위한 기획 전시이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시각 예술가들이 공간마다 작품과 함께 어우러진 색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조형 세계를 펼치며 미술작품에서 컬러가 차지하는 비중 있는 작품들로 색다름을 경험할 수 있다. 작가들의 상상력을 동원하여 벙커에 생기 넘치는 컬러를 입혀 색다름과 함께 풍부한 감성을 느끼게 한다.
색에 담긴 이야기와 색을 활용한 작품전은 관람객에게 색의 신비로움을 체험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파란색을 통하여 독특한 조형세계를 추구하는 작품, 붉은색 방을
그리며, 노동집약적인 방식으로 붉은색 이름을 반복적으로 쓰고, 붉은색 플라스틱
망주머니의 색다른 변신, 도심의 번화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버려진 사인물을
재탄생시키며 빛과 함께 관람객들의 반응에 따라 즉각적이며 민감한 반응으로
호기심을 더해준다. 색동 구름과 벙커에서 울리는 색동심장의 소리도 만날 수 있다.
저마다의 독특함과 색의 유희에 의한 예술가들의 창의적 상상력을 관람하며
즐거움과 함께 유익한 색다름을 경험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관람객 참여 존도
구성하여 아이들과 함께 벙커공간에서 문화 체험으로 색의 유희와 함께 컬러링
북만들기등 미술 체험과 교육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전시를 감상하며 내가
좋아하는 색이 무엇인지 내가 즐겨 쓰는 색이 무엇인지를 찾고 만나는 시간이 되어
나를 위한 색도 발견해 보고 색이 실제로 우리 삶에 얼마나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경험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