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공감/ 청주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RUOK? 혼자 고민 말고 우리 함께해요”
365일 잠들지 않는 청소년 전화 1388 세상을 잇다

2025-03-20     박현진 기자
▲ 청소년 센터는 상당구 중앙로 청하빌딩 5층과 7층에 위치해 청소년광장이 훤히 내려다 보인다.
평화의 소녀상이 바라다 보는 청소년 광장 바로 앞에 청소년 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동양일보 박현진 기자] “RUOK? 괜찮아? 괜찮니? 괜찮은가요?”

먼저 건네는 안부 인사 한마디가 누군가의 인생을 바꿔놓을 수도 있다.

우리 사회 구석구석, 잠깐 고개를 돌려 관심을 기울이면 멀리도 아닌 가까운 곳에 아프고, 어렵고, 고립된 많은 사람을 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우리의 미래를 짊어질 청소년들은 영글지 않은 정서로 학교생활, 친구 문제, 가족관계, 진로 문제 등 복잡하게 얽혀있는 사방의 벽을 헤치고 버텨내기가 버거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누군가는 스스로 은둔하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학교를 벗어나기도 한다.

 

청주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입구.

이렇게 힘들어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1년 365일 24시간 잠들지 않는 청소년 전화 1388(또는 ☎043-275-1388)을 매개로 청소년의 현재와 미래, 행복한 삶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는 곳, 이곳은 청주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와 청주시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다.

센터는 청주시와 여성가족부의 재원으로 위탁 운영되는 청소년 전문 상담복지 지원기관으로, 청주시 상당구 중앙로 30 청하빌딩 5층과 7층에 자리하고 있다. 평화의 소녀상이 바라다보는 청소년광장 바로 앞이고, 중앙시장 원도심 예술의 거리 간판도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으로, 광장과 주변의 예술공간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행사로 청소년들의 왕래가 잦은 위치다.

 

청소년센터 사무실에는 상근, 비상근 직원 30여명이 청소년 복지를 위해 근무하고 있다.
청소년 센터에는 다수의 상담실이 조성돼 월~토요일 오전 9시~오후 6시 풀가동되고 있다.

이중 상담센터는 진로 및 학업, 성, 학교폭력, 정서불안, 인터넷 스마트폰 과의존, 생활 습관 등 청소년이 겪는 어려움과 고민을 상담과 지원 서비스를 통해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664명의 상담을 진행했으며 한 사람당 5~10회기의 상담이 이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총 4000여건 이상 상담 성과를 나타내기도 했다.

 

학교밖 센터에 조성된 청소년 활동공간 스펀지에 다양한 청소년들이 함께하고 있다.
학교밖 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청소년들이 참여하고 있다.
학교밖 청소년들이 IT 공동작업장에서 코딩 장기교육에 임하고 있다. 교육 후 다른 강좌에 강사로 나서기도 한다.

학교밖 센터의 역할은 더욱 주목할 만하다.

학교밖 청소년은 말 그대로 초·중·고 교육과정을 졸업하지 않고 학교를 나온 청소년을 뜻한다. 이유는 다양하다. 심리적인 어려움으로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했거나, 대학 수능을 위해 검정고시라는 전략적인 선택 또는, 외국 유학 학점이 인정되지 않아 국내 학위 취득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들어서는 게임, 스포츠 등 개인이 원하는 진로에 집중하기 위해 학교를 나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해 327명의 학교밖 청소년이 센터에서 운영하는 멘토 학습 지원 검정고시반, 직업 체험, 원데이클래스 등 문화체험활동, 가죽, 코딩, 패션 등 청소년공동작업장 등에 참여하며 괄목할 만한 성장사례를 보였다.

 

학교밖 센터에 조성된 휴게공간. 센터 등록 청소년에게 1일 1회 밀키트, 급식꾸러미 등 급식이 지원되고 있다.
로비 휴게공간에서 청소년들이 대화하며 교류하기도 한다.
휴게공간에 마련된 당구대. 많은 청소년이 애용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참여 청소년 이모(19)군은 “나만의 틀에 갇혀 상대를 설득하려고만 했었는데 플리마켓을 통한 수익금 기부, 코딩 공동작업 참여 등을 통해 배려, 책임감, 함께 사는 공동체 의식을 깨달을 수 있었다”며 “벽 안에 갇혀 있다가 세상 밖으로 나온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강모(18)양은 “진로창업캠프에 참여하며 친구도 많이 사귀고 학교밖에선 하기 힘든 체험을 공유하는 등 즐거운 날이 많아졌다"며 "예전의 나와 같은 상황에 놓인 친구들이 있다면 함께해 볼 것을 강추한다"고 말했다.

 

학교밖에선 하기 힘든 수학여행을 다녀온 청소년들이 후기 발표를 하고 있다.
자기계발 프로그램 우클렐레 합주반 청소년들이 성장발표회를 열고 있다.
자기계발 프로그램 우클렐레 합주반 청소년들이 성장발표회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윤정자 센터장은 "어렵고 힘들 때 주저하지 말고 전화 걸거나 센터를 방문해 달라"며 "혼자 가면 어려운 길도 함께하면 쉽고 넓어진다. 센터에 와서 잠재된 가능성도 발견하며 당당하게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독려했다.

청소년에게 사람, 공간, 시간을 이어주며 청소년이 살맛 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청소년 센터의 문은 오늘도 활짝 열려있다. 박현진 문화전문기자 artcb@dy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