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엄마, 나는 꼭 훌륭한 축구선수가 될 거야!”

서보명 청주시 서원구 민원지적과 주무관

2025-03-23     이태용 기자
▲ 서보명 청주시 서원구 민원지적과 주무관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흙투성이가 된 얼굴로 내게 달려오던 아들의 눈빛을 아직도 기억한다. 그 순간부터 아들의 꿈은 변함없었다. 비 오는 날에도 공을 차겠다고 운동장으로 달려가는 모습, 지친 줄도 모르고 뛰어다니던 작은 등이 아직도 선하다.
중학생이 된 지금, 아들은 더 진지하게 축구선수를 꿈꾸고 있다. 경기에서 지고 온 날이면 눈물을 훔치며 다시는 지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이긴 날이면 세상을 다 가진 듯한 웃음을 짓는다. 그런 아들을 보며 나는 늘 마음 한구석이 뭉클해진다.
나는 공무원으로서 안정적인 삶을 살아왔다. 규칙적인 월급, 정해진 근무 시간, 예측 가능한 미래. 평범하고 안정된 이 삶에 나름의 만족을 느낀다. 그래서일까. 아들의 꿈을 응원하면서도, 내심 평범한 길을 걸어주길 바라는 마음을 숨길 수 없다. 축구선수라는 길이 얼마나 치열하고, 얼마나 불확실한지 너무나 잘 알기에, 아들이 상처받지 않길 바라는 게 솔직한 엄마의 마음이다. “혹시라도 안 되면 어쩌지?”, “부상이라도 당하면?”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한편으론, 평범한 삶이 때로는 가장 큰 축복이라는 걸 알기에, 아들에게도 그런 길을 걷게 해주고 싶다.
하지만 나는 안다. 부모의 바람만으로 아이의 꿈을 꺾을 수 없다는 것을. 세상은 꿈꾸는 사람들의 열정으로 움직인다.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과정에서 배우는 책임감, 인내심, 협동심은 그 어떤 길을 가더라도 삶의 자산이 될 것이다. 아들이 단지 축구선수라는 직업을 넘어서, 자신의 꿈을 위해 끝까지 노력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최근 K리그 선수들과 팬들 사이에서 축구장 잔디 상태가 열악해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좋은 그라운드는 선수들의 기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잔디가 고르지 않거나 관리가 부족하면, 선수들의 부상 위험이 커지고, 경기력 또한 떨어질 수밖에 없다.
나처럼 자녀가 축구선수가 되기를 바라는 부모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매우 걱정된다. 그러던 중, 청주종합경기장에서 그라운드 개선 공사를 한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게 되었다. 이 소식은 청주 시민으로서도, 그리고 축구를 사랑하는 부모로서도 너무나 기쁜 일이다.
청주종합경기장과 같은 지역 스포츠 시설이 개선된다는 것은 단순히 현재의 선수들에게만 유익한 것이 아니다. 이러한 변화는 지역 사회와 그 미래의 꿈을 가진 청소년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새로운 잔디와 함께, 이 경기장에서 우리의 아이들이 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기를, 그리고 K리그의 모든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