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공감/다도 체험장 ‘혜인당’
한옥의 매력에 빠진 김인성 대표의 생각 고스란히 반영, “차를 매개로 더 많은 사람들과 행복 나눠 갖는 장소 되길”
부소산 자락이 보이는 둔덕에 여러 채의 한옥이 들어서 있는 마을로 들어섰다. 부여읍 월함로 99-9에 위치한 혜인당(대표 김인성)은 보이차 다도 체험장이다. 이곳에서는 △행다(行茶)체험 △다도예절체험 △차 명상 체험이 이뤄진다. 행다는 차를 마시는 예를 중심으로 움직임과 자세를 강조하는 독특한 전통체험이다. 다도예절체험은 찻잔 잡는 법, 차 우림, 손님 대접 매너 등을 실습하고 차 문화 소개와 다구 사용법을 배우게 된다. 차 명상 체험을 통해서는 차를 우려내고 마시는 행위를 통해 마음을 집중하고 내면의 평화와 고요함을 찾을 수 있다. 체험 후 감정과 생각을 공유하는 나눔의 시간을 갖는다.
혜인당은 20대 때부터 한옥의 매력에 빠진 김인성 대표의 생각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2021년 완공된 이 건물은 벽체에서 미장, 내부 목조 가구들까지 그의 손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주인의 품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내외부가 정갈하고 깔끔하다. 안으로 들어서니 온갖 다기 도구들과 보이차들이 종류별로 진열되어 있다. 차 관련 서적들도 눈에 들어온다. ‘혜인당’이란 이름은 부소산 고란사의 창건주로 추정되는 혜인대사의 아호에서 가져왔다.
부여가 고향인 김인성(64) 대표는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다니던 시절 무량사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출가를 원했지만 어머니의 반대로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서울로 떠났다가 20여 년 전 어머니의 병구환을 위해 부여로 다시 내려왔다.
그는 어린 시절 절에서 지내면서 스님들이 건네준 차 맛을 잊을 수가 없었다. 우리차를 마셔오다가 중국에서 중의학 석·박사를 하던 동생이 차를 보내오면서 보이차를 접하게 됐다. 이후 중국 운남에 여러 차례 다니며 본격적으로 차에 대해 배웠다. 2018년에는 원광대 차문화경영학과에서 차 관련 공부도 체계적으로 시작했다. 차향에 대한 향수 때문이었다.
그는 “어느 누군가와 차를 마시는 순간은 다시 오지 않는 시간으로 ‘일기일회’의 소중한 의미다”며 “차를 매개로 사람과 대화하게 되면 가까이 다가갈 수 있고 진솔한 소통이 가능하게 된다”고 전했다. 이어 “현대인들에게 차 한잔은 느림의 평안함을 주고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차에는 우리 몸을 이롭게 하는 성분들이 많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혜인당에서 외국인들에게 차를 매개로 한국의 정신 미학을 전하고 어린이들에게는 다도 예절 즉 차를 통한 예를 전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차는 누구나 입문할 수 있지만 끝없이 배워나가야 할 분야라며 지금도 여전히 시간이 날 때마다 차에 대해 알아가는 중이라고 말하는 김 대표는 “자연과 소통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만든 ‘혜인당’이 차를 매개로 더 많은 사람들과 행복을 나눠 갖는 장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부여 도복희 기자 phusys2008@dy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