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칼럼] 산불

최명규 서천문화원장

2025-04-09     동양일보
▲ 최명규 서천문화원장

봄맞이 전에 반드시 찾아오는 불청객 산불.
올해는 산림만 훼손된 게 아니고 많은 이재민이 생활 터전을 잃고 인명피해까지 너무 커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슬픔과 비통함을 금할 길이 없다.
70여명의 인명피해, 국가유산 30여건 소실, 피해면적 축구장 67000개의 산림이 사라졌다.
이는 건국 이래 최악의 피해라고 한다. 산림청의 발표는 소각과 성묘객의 실화 두 건이 이처럼 국가 재난급의 엄청난 피해를 만든 것이다.
더군다나 자연재해로 인한 것도 아닌 인재로 인해 이처럼 엄청난 화마로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어야 하니 이런 산불은 우리가 일상에서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인다면 예방이 가능한데 산불은 해마다 반복된다. 매년 되풀이되건만 개선되지 않음은 무엇인가.
우리 모두 경각심을 잃지 말고 다음 해에도 불은 멀리, 그리고 반드시 나부터 불조심을 실천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봄을 맞이해야 한다.
경북 의성에서 성묘객의 실화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동해안까지 그리고 북쪽으로 안동까지 삼키고 일주일간 남쪽 지리산까지 번지며 그야말로 경상도를 쑥대밭으로 만든 올해의 산불은 한반도 역사상 가장 비참한 재앙으로 기록됐다.
산에 지금처럼 울창한 나무가 자라도록 우리 60·70대 이상 어른들이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해왔던가. 필자도 학교에 가지 못하고 사방공사라는 벌거숭이 산에 나무와 풀씨를 심는 일을 다닌 기억이 있다. 전 국토에서 행해진 대역사이니 지금의 70대 이상의 노인들은 모두 이 사방공사라는 사업에 동원됐다. 그때는 보릿고개가 심할 때라 사방공사에 나가는 사람은 그 품삯을 밀가루로 배급을 줄 때였다. 그러니 사방공사에 나가지 않으면 식량이 없던 때에 국가가 외국으로부터 식량 원조를 받아와서 산림녹화의 임금 대가로 썼다. 참으로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박정희 대통령의 가장 큰 업적이 바로 이 산림녹화 사업이라니 지금 생각해도 한집에 한 사람씩 꼭 참여하는 걸로 인식이 돼 한결같이 국민 모두가 고통을 감수했다.
그리고 심은 나무는 그냥 큰게 아니다. 소나무를 갉아먹는 송충이를 매년 잡아줘야 했다.
깡통에 석유를 부어주고 산으로 가서 송충이를 집게로 잡아 석유에 묻혀 죽이는 일은 어린 학생들에게 정말이지 너무나 징그러운 가장 혐오스런 일이었다.
이렇게 우린 이 산의 나무를 심고 키웠다. 지금의 산이 그냥 울창해진 것이 아니란 이야기다. 한그루 한그루가 피와 땀으로 키워진 것이다.
우리는 이 선조들의 피땀으로 일궈놓은 산림을 지켜야 하는 책임이 있다. 전 국민이 산림을 지켜야 하는 심각성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먼저 이번 산불도 성묘객의 실화로 시작된 것이니 봄 이맘때부터 어느 기간은 아예 입산을 금지하고 산에 인접한 민가는 한 달 동안만이라도 주민들이 구역을 정해 스스로 경각심을 일깨우고, 책임지고, 우리 소중한 산을 지키려는 마음이 우선돼야 한다.
두 번째로, 화재는 바람이 강할 때 발생한다. 건조하고 바람이 강하면 지자체에서 재해 예방경보처럼 경보를 내리고 전 국민이 주의하도록 범 국민적 차원의 경계 활동을 해야 한다.
군 단위별 아니면 면 단위별로 책임직이 소신을 가지고 지역별로 커버해 나아가야 한다. 이러한 책임있는 공직자들의 행동을 부여해야 한다.
세 번째는 소방차가 진입할 수 있는 임도를 건설하자는 것이다
임도를 따라 진화장비가 쉽게 올라가 높은 곳에서 아래로 물을 뿌린다면 수월할 것이고 또 진화작업도 임도를 따라 장비를 투입할 수 있다.
또한 임도가 있다면 야간에도 작업이 가능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있었다.
네 번째로, 이번 산불 진화에는 일부 군대가 투입됐는데 마지막 하루 정도였다. 앞으로는 국가적 재난사태가 발생한다면 군의 치누크 헬기 같은 힘 있는 헬기를 투입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다. 물론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있겠지만 올해같이 많은 인명피해와 이재민이 발생한 엄청난 수준의 국가 재난에는 군의 신속한 투입이 필요하다. 
앞으로 봄철마다 날씨가 급변할 가능성이 짙어 태풍급의 바람이 불어올 것이다. 대비해야 한다. 예방만이 최선이니 봄철 두 달의 기간을 정해 산과 인접한 지역민이 긴장하고, 입산을 통제하고, 농사짓고 난 쓰레기를 소각하지 못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불을 내면 어떠한 경우라도 강한 처벌 위주의 처벌을 해야한다. 태운 면적의 산에 나무심는 비용과 그 일체를 배상하도록 해야 한다. 즉 화재를 책임지도록 규정해 산불의 무서움을 국민들이 실감하도록 해야 한다.
어쩌면 우리는 국토의 산림을 지켜내야 하는 의무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