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아동안전지킴이집' 매년 감소... 아동 보호 제기능 상실

경찰, 홍보·관리 '강 건너 불 구경' ...'주먹구구식 운영' 문제

2025-04-16     김민환 기자
▲ 아동안전지킴이집 표지물 /손상훈 기자

최근 아동을 대상으로한 범죄가 끊임없이 발생하고있는 가운데 경찰이 역점시책으로 추진하는 '아동안전지킴이집'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허다해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특히 충북 지역 '아동안전지킴이집'이 관리, 홍보 부재와 시민들의 무관심 속에 매년 감소하고 있어 아동 보호를 위한 제기능을 상실했다는 우려도 있다.

16일 충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도내 아동안전지킴이집은 총 575곳이다.

올해로 시행 17주년을 맞은 아동안전지킴이집은 범죄의 대상이 되거나 여러 위험에 처한 아동을 임시 보호하는 곳으로, 학교 주변 통학로 등에 위치한 편의점, 약국, 문구점 등 업소가 지킴이집 위촉 대상이다. 이곳에 임시 보호됐던 어린이는 경찰에 인계된다.

하지만 아동안전지킴이집이 매년 감소하고 있는 까닭에 제역할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최근 5년 간(2020~2024년) 도내 아동안전지킴이집 수는 △2020년 672곳 △2021년 645곳 △2022년 606곳 △2023년 574곳 △2024년 575곳으로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아동안전지킴이집으로 위촉된 업체는 아동이 밖에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외부에 표지물을 부착한다.

그러나 미흡한 홍보로 인해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 또한 존재 자체를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 또 최근 학교 인근에 우후죽순 늘어나는 무인매장 역시 감소에 영향을 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뿐만 아니라 아동안전지킴이집이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역 내 지킴이집은 '안전Dream'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폐업 한 점포가 검색되는 등 최신 현황이 반영되지 않아 시민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실제 청주시 청원구 주성로의 한 문구점은 지난해 폐업해 사라진 지 오래였고, 그 자리에 카페가 들어섰지만 해당 홈페이지에는 아동안전지킴이집으로 검색되고 있었다.

청주시 청원구에서 문구점을 운영하는 A씨는 "아동안전지킴이집으로 지정돼 있지만, 아이들은 물론 업주들의 관심이 점차 줄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제도의 취지가 좋은 것과는 다르게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청주시 청원구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B씨는 "수년 간 아동안전지킴이집을 운영하면서 한번도 위험에 처한 아동을 보호하거나 도움을 준 경우는 없다"고 귀띔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 제도 도입 취지에 맞는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모아지고 있다.

권혜림 서원대 경찰행정학부 교수는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좋은 제도는 맞지만, 결국 아이들이 모르면 무용지물"이라며 "단순히 표지물만 부착하는 것이 아닌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위급한 상황에 떠올릴 수 있는 홍보 방법 등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민환 기자 kgb5265@dy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