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칼럼] 대한민국을 살리는 길
김택 중원대 교수
지난 11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파면했다. 헌법재판소가 그동안 대한민국이 겪은 혼란과 분열, 경제의 추락, 미래의 불확실성에 종지부를 끊고 새 출발을 기약했다고 본다. 12.3 탄핵으로 국민들은 혼돈의 도가니 그 자체였다. 경제는 추락했고 국정은 곤두박질했다. 미 대통령 트럼프의 등장에 세계 경제가 출렁거려도 누구 하나 트럼프를 설득하고 대좌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래서 벼랑 끝의 대한민국이 다시 서기 위해서는 헌재가 빠른 판결만이 정답인데 그동안 헌법재판소는 만장일치의 판결을 위해선지, 아니면 재판관들이 기각을 결정한다는 소문인지 몰라도 더디기만 했다. 우리 국민은 그동안 노무현, 박근혜, 윤석열 세 전 대통령들의 탄핵 심판을 경험했다. 한 분은 기각됐지만 두 분은 파면당하는 불행을 겪었다. 전 세계에 이런 나라도 있나 하는 의문이 든다. 심지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는 혼란과 사회적 분열이 극에 달했고 4명이 죽고 60여 명이 다치는 사태가 벌어졌다. 다행히도 이번 윤석열 대통령 탄핵 때는 그런 불상사는 벌어지지 않았지만 국민이 사분오열되는 극도의 혼란을 거듭했다. 그러나 파면으로 용광로 같은 혼돈의 상태는 수그러졌다. 탄핵 전부터 여야 모두 승복을 하지 않겠다고 버티는 사람들이 44%가 넘었는데 여야를 비롯하여 모든 국민이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수용하는 듯한 분위기다. 이제 윤 전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 관저에서 퇴거하고 자연인이 됐다. 지금은 국민이 하나가 되고 서로를 인정하고 상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윤 대통령의 조기 퇴진으로 장미대선을 맞보는 가운데 이번 대선이야말로 국민 통합의 시발점이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우렁차다. 국민이나 정당들이 한결같이 한쪽은 내란 세력이라 비판하고 또 다른 한쪽은 반이재명 세력으로 양분되어있는 상황에서 국민 통합은 요원하다고 본다. 한쪽을 단죄하고 패대기쳐야만 하는 이런 분풀이정치가 국민 단합의 판을 깨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 출마하는 대선후보들이 통합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윤 전 대통령도 용산관저에서 퇴거하면서 “나라와 국민을 위한 새로운 길을 찾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가 진정으로 자신이 행한 탄핵을 반성하고 성찰하는지 묻고 싶다. 그의 재임 기간에 벌어진 여러 가지 사건이나 문제들은 검찰과 경찰 수사로 원인을 규명해야 할 것이다. 한편으로 야권 유력 대통령 주자인 이재명 전 대표의 이번 대선 자세도 통합과 책임정치를 하겠다는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 민생안정, 관세 폭풍, 경제개혁, 정치개혁 등과 관련한 공약들이 무엇인지 국민에게 상세하게 천명해야 한다. 필자는 이재명 후보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극단의 대결정치가 아니라 미래 대한민국을 살리는 비전 정치라고 본다. 이 후보에게 다음과 같은 국가 숙제를 요구하고자 한다. 첫째, 통합과 상생의 정치이다. 사실 이번 탄핵의 실마리를 제공한 것도 야당의 줄 탄핵이 한 원인이라고 헌법재판소도 제기했는데 상극의 공멸 정치가 아니라 서로 살고 화합하는 상생 정치가 필요하다. 극단의 대척 정치가 아니라 대화와 타협, 합의의 묘수를 찾아야 한다. 사실 그동안 이재명 대표는 검찰수사로 많은 고통과 화를 받은 것은 분명하다. 이 대표가 야당 대표이고 대권후보였던 사람이 검찰로 조사받고 기소당하는 고통을 당했으니 그도 인간인 이상 분노와 화, 마음속 응어리는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여당과 대결의 정치를 시도한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정치는 생물이다. 정치 상황과 환경이 변하는데 언제까지 싸우고 극단정치를 할 것인가. 원과 한을 두고선 나라를 살릴 수 없다. 둘째, 이재명 대표가 두 번째로 해야 할 문제는 87 체제의 산물인 6공화국 헌법을 고쳐야 한다. 대통령 임기 4년 축소 및 비대한 권한을 줄이고 국무총리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 지금의 대통령 권한의 비대로는 억압과 탄핵의 정치를 단절하지 못한다고 본다. 또한 감사원의 권한을 국회 소관으로 한다든지, 경찰의 수사권한을 독립화하는 방안, 국회 권한을 조정하는 빙안, 헌법재판소의 대법원 이관 등이 개정해야 할 필수사항이다. 셋째, 경제문제에 대한 획기적인 발전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지금 내수도 죽고 수출도 막혀 있다. 트럼프의 고관세로 세계 경제는 먹구름이고 한국경제의 여파는 심상찮다. 민생경제도 더더욱 어렵다. 소상공인들은 살고 싶어 아우성이다. 국민도 고물가로 힘들고 그 불만은 최고조이다. 어떻게 하면 경제를 살릴 수 있는지 이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경제를 중흥하는 데 실패하면 정치도 실종하고 정권도 폭망한다. 민심은 천심인데 이 민심이 경제를 헤아려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재명 대표가 국가를 살리는 자세로 힘찬 목표를 제시하고 진실로 호소하면 국민도 응답한다. 그래야 표를 얻지 단순히 윤석열 정권이 제구실을 못 한 내란 세력이라는 프레임을 가져서는 당선되기 어렵고 설령 당선돼도 영원하질 못할 것이다. 국민은 이 대표가 진정으로 국익을 생각하는지 냉정하게 평가할 것이다. 우리는 분열된 한국 사회를 치유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경제를 살리는 대승적인 정치인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