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전기와 지구온난화

김혜미 청주시 상당보건소 보건정책과 주무관

2025-04-20     이태용 기자
▲ 김혜미 청주시 상당보건소 보건정책과 주무관

현대사회에서 전기가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다. 우리가 매일 쓰는 거의 모든 것들이 전기를 필요로 한다. 매일 스마트폰, 패드, 가전제품 등을 수시로 충전해야 한다.
예전에 전기가 갑자기 사라지면서 일어나는 블랙코미디의 일본 재난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어느 날 전세계 모든 전기가 사라져버린다. 당연히 공장이 멈추고 지하철, 화장실, 수도, 가전제품 등 거의 모든 것들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일상생활이 멈춰버렸다.
정수된 물을 구하기 어렵고, 음식도 바닥나니 사람들은 아쿠아리움에 있는 물고기를 잡아먹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보여주는 내용이었지만 초반에 전기가 없는 세상의 불편함을 절실하게 보여주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이렇게 필수적인 전기 사용이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간한 글로벌 에너지 리뷰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적으로 에너지 수요는 1년 전보다 2.2% 증가했다고 한다. 앞선 10년(2013~2023년) 동안의 연 평균 전력 수요 증가율이 1.3%였으니 크게 오른 수치이다. 에너지 중 특히 전력 부문이 많이 증가했는데, 대부분 미국, 유럽, 한국, 호주 등을 포함한 나라였다.
IEA는 전기소비가 냉방과 데이터센터, 산업 생산에서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구글, 딥시크 등 AI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 크게 차지하지 않을까. AI를 운영을 위해서는 데이터센터가 필요하고, 데이터센터를 구동하기 위해서는 냉각 시스템을 돌려야한다.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전력 가운데 절반은 냉각에 사용된다고 한다. 데이터센터를 구동하는데도, 그 열을 식히기 위해서도 전기를 엄청나게 쓰고 있다.
또 지구온난화 때문에 매년 기록적인 폭염을 보이며 전기 수요도 크게 늘었다고 한다. 영국의 기후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9월 중국, 미국, 인도의 전기 수요가 크게 늘었으며, 중국은 늘어난 전기 수요의 31%가 냉방 수요에서 나왔다.
전기는 석유, 가스,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 발전으로 만들어진다. 폭염이 심해 전기사용량이 증가하면 지구온난화가 심해지는 악순환의 굴레다.
스마트폰, AI 등으로 삶은 편해졌지만, 기록적인 폭우, 가뭄, 폭염으로 인한 피해는 점점 커지고 있다. 1년 후의 우리를 위해서, 앞으로의 삶을 위해 탄소배출을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아래의 작은 실천이라도 당장 시작해보자.
△가정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전등 소등하기, 빨래할 때 최대한 횟수를 줄여 세탁기 전기사용량을 줄이기, 전기밥솥 보온기능 시간 줄이기, 에너지효율 1등급 제품 구입하기 △회사에서는 불필요한 메일은 수시로 완전 삭제하기, 승강기 대신 계단 이용하기, 전자기기 대기전력 차단하기, 점심시간 및 휴식 시 컴퓨터 절전 기능 사용하기, 이면지 사용하기 등을 실천할 수 있다.
안전한 삶이 위협받는다면 편리한 스마트폰은 아무 소용이 없지 않을까? 모두 함께 탄소배출을 줄이는데 노력해서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