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공감/ 구교정미소카페

시대를 품고 있는 정미소가 부여를 알리는 쉼터로 탈바꿈 구교협동조합원 14명이 운영하는 특별한 공간

2025-04-24     도복희 기자
▲ 구교정미소카페 전경<사진 도복희 기자>

“구교정미소는 1955년 구교리 220-1, 156-1에 거주하던 고 김주관 님이 ‘광신 정미소’라는 상호로 창업했다. 당시 손님들은 ‘장승백이 방앗간’이라고 불렀다. 초창기 우마차로 미곡을 우송했고 규암과, 청양, 청남 손님들은 수로를 이용했다. 1970년대부터 경운기를 주로 이용했고 1980년대부터는 소형트럭을 사용했다. 이곳은 한때 지역 대표 정미소로 손님들의 은행 창구 역할도 대행했다.” 시대를 품고 있는 정미소가 카페로 탈바꿈했다.
한적한 마을 입구 저게 뭐지 호기심을 들게 하는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지붕이 높고 일반 주택보다 큰 건물이다. 안으로 들어서니 방앗간에서 볼 수 있는 옛 물건(정미 기계)들이 이채롭다. 충남 부여군 부여읍 나성북로 46번길 1에 위치한 구교정미소카페. 이곳은 구교리마을주민으로 구성된 마을조합원 14명이 운영하는 특별한 공간이다.
2016년 부여읍 구교리는 도시 새뜰마을 사업에 선정됐다.
구교리는 평탄한 지역으로 백마강으로 알려진 금강이 지나가는 지역이다. 백제시대 왕궁의 영역이었고 조선시대는 나루터로 활성화된 곳이다. 구드레라고 불리던 지역이 빙고리 학서리의 일부를 병합해 구교리가 됐다. 이곳은 부여 서나성이 위치한 지역으로 문화재법에 따른 제약을 심하게 받게 되면서 주거환경이 매우 취약했다.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오랜 기간 기반시설 확충과 정주여건 개선을 위한 노력의 결과 2020년 새뜰마을 사업 추진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그 첫 사업으로 마을 주민이 중심이 된 구교 협동조합(조합장 서명선)을 설립, 조합원들이 함께 운영하는 구교 정미소 카페를 열었다.
2021년 정미소카페가 행안부 마을기업으로 지정되면서 부여 특산물인 밤을 활용해 밤 마들린빵을 개발했다. 2022년 2차 지원을 받아 백제금동대향로에 오악사를 소재로 한 오악사쿠키를 만들어 판매했다. 백제의 수도인 부여를 홍보하기 위함이었고 일본 관광객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코로나로 인해 일본 관광객이 줄면서 판매량이 저조해 현재는 생산이 중단됐다. 밤마들린빵은 가을철에 다시 생산할 계획이다.
2022년 코로나 시기 운영상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금까지 다양한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는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잔치국수와 떡만두를 병행해 운영 중이다.
공간대여도 가능하다.
서명선(79) 구교정미소카페 조합장은 “정미소 카페 수익이 발생 되면 마을 주민을 위한 장학금이나, 마을 잔치, 여행 지원금 등으로 사용하기도 한다”며 “새로운 공간 창출로 인해 마을 주민이 화합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것은 생활의 활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여 주민 뿐 아니라 부여를 찾는 관광객의 쉼터로 부여를 알릴 수 있는 주요 공간으로 사용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부여 도복희 기자 phusys2008@dy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