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단양, 지질의 가치 세계 알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9월 인증서 수여
충청권 최초, 13억 년 지질유산 국제적 인정
충북 전체 세계적 관광지 도약···브랜드 가치 상승

2025-04-29     지영수 기자
▲ 단양군은 13억년의 시간을 담은 지층과 돌리네 등 다양한 카르스트 지형이 잘 발달돼 있다.

충북도와 단양군이 오랜 준비 끝에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공식 인증받는 쾌거를 이뤘다. 이에 따라 충북 전체가 세계적 관광지로 도약하는 계기 마련과 함께 충북의 브랜드 가치 상승도 기대된다. 그동안 인증 받기 까지의 과정과 기대효과, 과제 등에 대해 살펴봤다. /편집자


◆충청권 최초·국내 여섯 번째 지정
단양군은 지난 4월 1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21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세계지질공원으로 최종 지정됐다.
오는 9월 칠레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총회에서 인증서를 받는다. 충청권에서는 최초이고, 국내에선 제주도(2010), 경북 청송(2017), 무등산권(2018), 한탄강(2020), 전북 서해안권(2023)에 이어 여섯 번째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은 세계적으로 지질학적 가치를 지닌 명소와 경관을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가 지정하는 것으로 48개국 213곳이 있다.
세계지질공원과 별개로 환경부에서 지정하는 국가 지질공원은 전국 15곳이다. 단양군은 2020년 국내 13번째로 인증받은 뒤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위해 2021년 12월까지 타당성 조사 용역을 했다.
2022년 6월 충북도를 통해 환경부에 세계지질공원 후보지를 신청, 이듬해 6월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프랑스 유네스코 본사에 세계지질공원 의향서와 신청서를 냈다. 신청지역은 단양군 전체(781.06㎢)로, 도담삼봉 등 기존 지질명소 25곳과 에덴동굴 등 18곳 신규 지질명소 등 43곳이다.
이후 유네스코 서면평가와 현장평가를 거쳐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24년 5월 유네스코 이사회 심의를 통과했으며, 올해 4월 세계지질공원으로 공식 인증을 받았다. 국제적인 지질 관광지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게 됐다.
충북도는 세계지질공원 지정을 위한 기초 조사비 지원과 ‘충북도 지질공원 관리 및 운영 조례’ 제정, 매년 해설사 운영과 지질공원 홍보 등을 위한 운영비를 지원해 왔다.
◆단양 전지역 ‘지질 교과서’
단양은 충북의 최북단에 위치하며, 한반도의 지질학적 특성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지역이다. 백두대간의 중심부에 자리해 험준한 산줄기가 이어지고, 지형의 변화가 크며, 지질학적으로도 다양한 암석과 지층이 복잡하게 분포한다.
특히 남한강의 푸른 물길이 빚어낸 자연유산이 풍부해 고생대에서 신생대까지 지질시대의 다양한 흔적들이 한 지역에 공존하고 있다.
단양군의 8개 읍·면 전지역은 ‘지질의 교과서’라고 불릴 만큼 지구의 역사를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는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최대 석회암 동굴인 고수동굴, 천동동굴 등 202개가 전역에 산재해 있으며, 13억년의 시간을 담은 지층과 돌리네 등 다양한 카르스트 지형이 잘 발달해 있다.
18억년~19억년 전 형성된 변성암과 4~5억년 전 바다에서 형성된 석회암, 사암, 역암 등 다양한 퇴적암과 여러 지질시대를 거쳐 형성된 화강암이 한 지역에 고르게 분포해 있어 지질 다양성이 매우 매우 높은 곳이다.
도담삼봉과 사인암, 온달산성 등 단양 곳곳에 자연의 오랜 시간과 지질학적 사건이 빚어낸 경이로운 풍경이 자리하고 있다.
단양의 지질학적 가치는 그 자체로도 뛰어나지만, 지역 주민과 행정, 전문가, 민간이 협력해 이를 보존하고 교육·관광과 연계해 온 점에서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기대 효과·체계적 관리
이번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은 단순한 관광 브랜드를 확보하는 것을 넘어 자연과 인간이 지속 가능하게 공존할 수 있는 실천적 모델을 세계에 알리는 의미를 가진다.
지질공원은 단순히 ‘아름다운 경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 보전을 기반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시민참여를 통해 발전하는 포괄적인 지역발전 전략이기도 하다.
단양에 지질학자들이 연구를 위해 몰려드는 것은 물론, 가족 동반 여행과 학생 체험학습 등이 활발하게 이뤄져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양은 지질유산을 보호하면서 경제적 부가가치도 창출할 수 있다.
제주도의 경우 2010년 지정 이후 국제사회 인지도가 상승해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증가하고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도 도내 국립공원과 청남대, 계곡 등 인근 지역 관광명소와 연계한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돼 관광객이 많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곧 관광 수입 증가로 이어져 충북경제가 활성화되며, 충북의 브랜드 가치 상승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단양은 세계지질공원으로서의 위상에 걸맞게 자연유산의 보전과 체계적인 관리, 주민과 방문객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우수한 청정 자연 속에서 치유와 여유를 찾으려는 이들에게 지속가능한 여행의 모범이 돼야 한다.
단양이 지질자원의 보고에서 나아가 사람과 자연이 함께 살아가는 ‘지속가능한 미래’의 터전이 되길 기대한다.
김영환 지사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은 단순한 지정이 아니라 충북의 ‘신이 내린 정원’ 일부를 인정받은 것”이라며 “이번 지정을 계기로 충북도정의 핵심사업인 ‘레이파크 르네상스’ 조성에 크나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자연환경을 더 맑고 깨끗하게 지키며 환경의 가치 제고를 위해 도정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며 “우수한 자연환경을 활용한 숨쉬는 다양한 생태공간 조성으로 도민들이 더욱 편리하게 충북의 자연을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지영수·장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