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욕망과 좌절의 현상학 그리고 존재론적 고독

김옥전 시인, 첫 시집 <당신의 새는 안녕하신가요> 출간

2025-05-22     박현진 기자
▲김옥전 시인

'위장과 분장으로 점철된 전쟁터 / 위장에 구멍이 생겼다 피가 흘렀다 / 어제 탈환한 기억을 / 오늘 또 빼앗겨 다시 시작한 전투 // (중략) 아군은 없고 적군만 있는 고독한 특수요원 / 그녀는 폐허의 전쟁터에서 / 낙오된 기억을 구출하기 위해 오늘도 희망을 장전한다'

                  -시 ‘치매고지 전투’ 중

 

김옥전 시인의 첫 시집 <당신의 새는 안녕하신가요>가 도서출판 시산맥에서 출간됐다. 시집은 4부로 나눠 53편의 시를 담았다.

박성민 시인은 “김 시인은 시가 설명이 아니라 이미지의 결합으로 구조화하는 작업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현대를 견디며 살아가는 외로운 존재들에 대해 집요하게 묘사하고 있다”며 “일상에서 느끼는 미세한 감동의 파동을 포착해 독자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그의 시는 현대인의 보편적 감정을 섬세하게 탐구하고 있다는 데서 큰 의미로 다가온다”고 설명했다.

우남정 시인은 “등단 후 20여 년 만에 내는 첫 시집. 호기심보다 시간의 무게에 압도된다. 시들은 눈부시도록 정갈하다. 육화된 담백한 어조가 一品이다. 섬세한 감각이 시집 전 편에 고르게 이어진다”고 전했다.

▲김옥전 시집

유미애 시인은 “김옥전은 배우다. 백지의 무대 위에서 고혈을 짜낸 말과 문장으로 한 편의 비극을, 희극을 연기한다. 광부가 되어 삶의 본질을 채굴하고, 광대가 되어 울음과 웃음의 재를 털어낸다”고 소개한다.

김 시인은 “20년이 걸렸다. 쿠키를 믹스하듯 섞이고 발효된 말들 속에서 나는 하나의 재료가 되어 익고 있다. 무안하고 무색한, 그래서 시가 되느라 고생 많았을, 웃음과 울음의 행간에 감사한다”며 “아직은 딸을 기억하는 사랑하는 어머니께 이 시집을 바친다”고 시인의 말을 남겼다.

김 작가는 1969년 경기도 고양 출신으로, 동덕여대 대학원 문예창작과 석사를 수료하고 2004년 『시와 시학』 으로 등단, 현재 논술·국어 학원을 운영하며 곁길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현진 기자 artcb@dy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