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 아이도 할 수 있다! ‘어린이 안전신문고’의 시작
김영훈 청주시 서원구 환경위생과 주무관
2025년 3월, 어린이들이 직접 생활 속 위험 요소를 신고할 수 있는 ‘어린이 안전신문고’가 정식으로 개통됐다. 그동안 안전신문고는 모든 국민이 생활 주변의 위험을 손쉽게 신고할 수 있도록 운영됐지만, 실제로 13세 미만 어린이의 참여율은 매우 낮았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체 안전신문고 이용 회원 169만명 중 13세 미만 회원은 1375명으로 전체 회원의 약 0.1%에 불과했다. 하지만 어린이들이 올린 신고의 91.8%가 실제로 ‘안전신고’인 점은 어린이들이 주변의 위험에 얼마나 민감하고 관심이 많은지를 보여준다.
행정안전부는 이런 현실을 개선하고자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어린이 안전신문고’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제 초등학생 이하(13세 미만) 어린이가 안전신문고 앱에 접속하면 자동으로 ‘어린이 전용 화면’이 열린다. 복잡한 신고 유형을 고르지 않아도, 위험한 곳의 사진이나 위치, 간단한 설명만 입력하면 쉽게 신고가 가능하다. 신고 절차도 한층 간소화돼, 어린이들도 어렵지 않게 참여할 수 있다.
어린이 안전신문고의 개통으로 안전신문고는 단순한 신고 창구를 넘어 어린이 스스로가 안전의 주체가 되어 주변을 관찰하고 위험을 인식하는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학교 앞 신호등 고장, 놀이터 시설 파손, 통학로의 위험물 등 평소 어른들이 놓치기 쉬운 부분도 어린이의 시선에서 본다면 더 잘 발견할 수 있다. 실제로 시범 운영 기간 어린이들이 올린 신고에는 학교 주변의 파손된 시설물, 미끄러운 바닥, 어두운 골목길 등 다양한 안전 위험이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
이런 어린이의 참여는 사회 전체의 안전 수준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신고된 내용은 즉시 관련 기관에 전달돼 신속하게 조치가 이뤄진다. 또 우수 신고자에게는 행정안전부 장관 표창과 모바일 상품권 등 포상도 주어진다. 이를 통해 어린이들이 더 적극적으로 안전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한다.
어린이 안전신문고는 앱스토어, 구글플레이, 원스토어 등에서 ‘안전신문고’ 앱을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다. 회원가입 후 로그인을 하면 어린이용 화면이 자동으로 활성화된다. 신고 방법은 매우 쉽다. 위험한 곳을 발견하면 사진을 찍고, 위치와 간단한 설명을 적어 전송하면 끝이다. 신고 이후에는 처리 결과도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행정안전부는 앞으로도 어린이 안전신문고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어린이들이 더 쉽고 재미있게 안전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개선할 계획이다. 또한, 학교 가정통신문, 안전교육, 각종 행사 등을 통해 어린이 안전신문고를 널리 알리고, 더 많은 어린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어린이 안전신문고는 우리 사회가 어린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모두가 함께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가는 새로운 시작이다. 어린이의 작은 신고 한 건이 우리 동네, 우리 학교, 우리 가족의 안전을 지키는 소중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이제 어린이도, 어른도 모두 함께 안전신문고를 통해 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