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칼럼] 집값과열 해법

김택 중원대 교수

2025-06-22     동양일보

최근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서울 집값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이미 서울은 19주 연속 상승을 했고 7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정부가 여기에 대해서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사이 갭투자나 추격매수가 이어지고 있다. 이미 전세금은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고 한다. 전세금이 상승하면 집값은 당연히 뛸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이나 전문가들은 집값을 바로잡기 위하여 전 정부가 해왔듯 법률적 규제나 제재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크다. LTV나 DTI처럼 은행 대출을 강화한다든지 취득세 강화, 조정지역 확대, 종합부동산세를 높인다 던 지 규제적 땜질 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부동산은 단순한 처방을 해서는 먹혀들지 않는 종합 학문적 성격을 띠고 있다. 부동산 문제는 복합개념으로 법률적 경제적 기술적 측면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부동산은 부증성으로 인해 제한된 토지로 수요가 많으면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본다. 부동산의 부증성으로 인하여 희소성이 야기되고 입지경쟁과 지가나 지대가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이를 위해 정부가 할 일은 공급을 조절하고 토지의 사회적 공공성을 강화하여 토지공개념을 통해 용도의 다양성과 일부 가진 자의 독점소유욕을 제한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나라 역대 정부는 많은 부동산 대책을 실시하였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양도소득세를 강화한다면 동결 효과로 인하여 집을 내놓겠다고 하는 매도인이 어디 있을 것이고 은행 대출 규제로 강화한다면 실수요자인 서민들보다 현금 부자들만 서울의 주요노른자인 한강 벨트를 매수할 것이다. 이렇듯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겠다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본다. 그렇다면 서울 집값의 상승 원인은 무엇인가.
첫째, 심리적 상황을 분석하고자 한다. 부동산이 역대 정부 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에서 급등해서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니 당연히 집값이 상승할 거라는 심리적 불안과 기대가 부풀어져 있다. 그러니 돈이 있는 사람들은 이른바 강남을 비롯한 용산 송파 성동지역의 똘똘한 한 채를 만들기 위해 갈아타기작전을 시도하고 있다고 본다. 어차피 양도세 강화, 취득세 중과로 다주택을 보유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니 노른자만 매수하고 결국 서울 집값만 뛰고 있는 패닉바잉현상, 심리적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다.
둘째, 정부가 아무리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들 먹혀들지 않았다. 과거 정부가 많은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오히려 가격상승을 부채질했으니 부동산 안정화는 거리가 멀었다. 7월부터 시행되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시행 전 집 사자는 투기수요로 인하여 부동산 열풍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대출 규제는 약방의 감초 역할만 할 것이다. 왜냐하면 경기 부양을 위해 돈을 풀고, 은행 이자가 낮은 현재의 상황에서 부동산시장안정을 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셋째, 이른바 부동산 정책의 헛발질이다. 서울시는 서울집 값을 잡기 위해 토지거래허가제로 묶어두어 강남 아파트값이 안정을 찾았는데 느닷없이 해제하여 집값은 폭등했다. 그러나 다시 토지거래허가제를 용산까지 확대하여 집값을 잡으려고 헛발질을 하였다. 이렇게 오락가락하는 부동산 정책을 누가 신뢰하고 지지하겠는가. 지금 강남 토지거래허가제로 인하여 이른바 마용성 지역 (마포 용산 성동)으로 확대하고 있고 집을 마구잡이로 사는 가수요까지 생기는 풍선 효과가 이어지고 있다. 아마 연말까지 노·도·강을노원 도봉 강북)을 비롯하여 서울 전체가 폭등할 것이다.
집값 급등을 잡기 위해서는 시장에 주택수요와 공급이 적절하게 작동해야 하는데 이른바 공급의 미스매치로 가수요만 팽창할 것이다. 원자개값 상승으로 공급자측은 재건축에 선뜻 나서지 않을려고 한다. 수요자측도 은퇴자금도 부족한데 여기에 돈을 낼 지불능력이 없다. 서울 노원지역 재건축 바람도 수억 원이 넘는 분담금으로 중단되고 있다. 퇴직한 노인들이 무슨 돈이 있다고 수억 원 내고 재건축을 바라겠는가. 또한 재건축의 인허가완공까지 15여 년 또는 20년이 걸리는 세월에 원주민들이 불만과 원성이 가득하다. 이러니 공급은 더디고 신축수요는 많고 하니 집값은 당연히 오르고 있다. 이제 정부가 부동산 규제로 집값을 막는 시대는 끝났다. 규제는 집값을 상승시킨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서울은 새로운 주택 공급을 늘리는 방법을 강화하고 투기수요는 원천적으로 차단하되 지방 부동산 재고시장을 활성화 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하루라도 빨리 현 정부 5년여 동안 부동산 정책을 어떻게 작동할 것인지 실천 계획을 공개하여 수요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