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하네다공항 EMAS 시설 도입...청주공항 벤치마킹해야
'안전과 성장의 균형'-청주공항 미래를 묻다(3) 하네다공항, 복합 쇼핑몰과 넒은 주차시설, 다양한 대중교통 등 관광객 편의 개선 '총력'
1931년 개항한 일본 최대 규모 하네다국제공항은 연간 8000만명의 이용객을 자랑하는 대형 공항이다.
특히 2020년 자국 최초로 A활주로에 도입된 EMAS(항공기 이탈방지시스템)는 참사 방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EMAS는 항공기가 이탈했을 때 긴급 제동시키는 장치다. 이 공항은 또 해외 관광객들에게도 인기다. 안전 문제뿐만 아니라 쇼핑몰, 여가시설, 식당 등 다양한 서비스시설이 조성돼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 세계의 공항에서도 주목 받고 있다. 연간 누적 이용객 500만명 달성을 앞두고 있는 청주공항이 이런 안전성과 서비스시설을 도입한다면 하네다공항의 명성을 이어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네다공항, 관광객 유치 ‘올인’
세계 항공사 품질 평가 전문 기관인 '스카이트랙스'가 발표한 '2025 세계 공항 서비스 부문 평가'를 보면 1위는 전 세계 최대 규모 싱가포르 '창이공항'이 차지했고 2위는 중동에 위치한 카타르 도하 '하마드공항'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청주공항은 지표(100위만 발표)로 추정되지 않지만 500~700위로 평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네다공항 미카 시미즈 과장은 “하네다 공항은 코로나 이후 국내·국제선 이용객 유치를 서비스 품질 개선에 중점을 두고 전사원이 노력하고 있다”며 “이 결과 지난해 이용객은 지난해 이용객이 8000만명을 돌파했다. 앞으로 명실상부한 세계적 공항으로 비상하기 위해 활주로 신설 등 다양한 확장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네다공항의 최근 3년 공항 이용객 수는 △ 2022년(5075만5532명) △2023년(7924만7726명) △2024년(8799만1089명) 등 꾸준하게 늘고 있다.
이 공항은 이용객들의 교통 편리를 위해 주차장 시설 확대와 대중교통 시설 증량에 집중하고 있다.
미카 과장은 “공항은 도심에서 30분이 채 안걸리는 공항 전철과 리무진, 모노레일을 운영해 이용객들 교통 편의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현재 2·3터미널은 국제선 이용이 가능하지만, 1터미널은 국제선 이용이 불가하다. 이에 공항은 이용객 편의 개선을 위해 확장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계 주요 공항의 장점과 서비스 품질을 배우기 위해서 매년 직원들을 각 공항으로 파견하고 있다. 공항 성장을 위해선 타 공항들의 장점을 벤치마킹해야 성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하네다 공항은 △1터미널 2300대 △2터미널 2500대 △3터미널 2910대 등 1만5000여대의 주차시설을 구축해놨고 모노레일, 공항 리무진을 연중 운영하고 있다.
◆하네다공항이 도입한 'EMAS'는.
EMAS는 착륙하는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발생하는 사고(오버런)를 방지하기 위해 개발된 제동장치다.
활주로를 벗어난 항공기가 안전하게 멈출 수 있도록 부드러운 모래나 부서지기 쉬운 연약한 콘크리트 재질로 만들어진 구조물로 만들어졌다.
이 구조물은 1996년 미국 뉴욕에 처음 설치된 후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권도 EMAS 설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 2010년 미국 ‘예이거 공항’에서 31명을 태운 제트기(CRJ-200)가 이륙에 실패해 활주로를 벗어나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EMAS로 비상착륙하면서 인명피해를 막았다.
이 밖에 2016년 마이크 펜스 미국 공화당 부통령이 탄 여객기가 뉴욕 라구아디아 공항에 착륙 실패로 활주로를 이탈했지만, EMAS 덕분에 무사했다.
특히 1999년 이후 EMAS가 설치된 활주로에서 22건의 이탈 사고가 있었지만, 탑승객 모두 무사히 구조되면서 대표적인 항공 사고 안전장치로 부상했다.
일본은 2020년 자국 최초로 하네다공항 A활주로에 EMAS를 도입했다. 이 활주로의 길이는 3000m로 청주공항(2744m)보다 256m 길다. 하네다공항은 현재 A·B·C·D 활주로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유지보수 비용에 수백억원이 들어가면서 재정이 부족한 청주공항의 설치는 사실상 어렵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예산이 들어도 안전이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돈이 사람의 목숨보다 중요할 순 없다"며 "한국공항공사 예산이 부족하다면 정부가 나서더라도 무안공항 같은 참사를 막을 수 있는 이 시설 도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국교통연구원이 발표한 '월간교통' 자료를 보면 하네다공항이 현재까지 EMAS의 보수 비용에 사용한 예산은 45억엔, 한화로 약 430억원 가량이다.
◆포항경주 공항 'EMAS' 도입 시동… 청주공항은 '아직'
경북 포항경주공항은 지난 8월부터 EMAS 도입을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제주항공 참사 이후 자치단체 예산이라도 세워 구조물을 설립한다는 것이다.
지역 정치권도 청주공항의 EMAS 도입이 시급하다고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김종필 충북도의회(청주국제공항활성화지원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의원은 “(청주공항과 같은)짧은 활주로를 가진 공항들은 EMAS 도입은 도민들과 항공 이용객 안전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며 “현재 경북 포항경주공항은 지난 8월부터 EMAS 도입을 위한 지자체 예산을 세우기 위해 사전준비에 돌입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군 복합공항의 특성상 군의 협조가 필요하다. 현재 의회에서 군과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며 “청주공항 이용객들의 안전을 위해 의회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청주공항 민간활주로가 신설된다면 EMAS 도입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청주공항에 EMAS를 도입하기 위한 이유는 짧은 활주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라며 “3200m가 넘는 민간 전용활주로가 신설된다면 유지보수 비용이 높은 EMAS를 굳이 도입하지 않아도 된다"고 제언했다.
이어 “민간활주로를 신설해 활주로 길이가 3200m가 넘으면 EMAS 필요하지 않다”며 “EMAS는 활주로 짧은 소형공항에 필요한 구조물”이라고 했다. 홍승태 기자 hongst1125@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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