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운호중, 공부하는 방학, 학습사다리의 기회로!
'드림하이' 프로그램, 학생·학부모 사이 인기
충북 청주 서원구에 위치한 운호중(교장 우제석)은 1968년에 개교해 1만7611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작지만 '큰' 학교다. '나를 향한 도전, 미래를 향한 꿈'이라는 비전 아래,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한계에 도전하며 배움의 뜻을 세워나가는 자기 주도적인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프로그램 중 학생과 학부모에게 큰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것이 바로 드림하이(Dream High)다.
◆'꿈'을 높게, '드림하이'(Dream High)로 깨우는 방학
중학생에게 방학이란 늦잠도 자고 게임 삼매경에 빠져들기도 하면서 나름의 행복을 좇을 수 있는 시간이다. 그런데 오전 9시도 안 된 이른 시각, 운호중의 도서관(꿈 내리는 숲)에는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한다. 표정도 밝다. 웃고 떠들며 출석부에 스스로 출석을 표시하고, 정해진 자리에 앉아 가방에 준비해 온 공부할 책들을 꺼내고, 도서를 열람해 도서관의 책을 가져오기도 한다. 도서관 한쪽에 준비된 간식거리를 미리 챙겨두고, 텀블러에 물을 채우는 얼굴들이 즐거워 보이면서도 비장함도 엿보인다. 어느새 30명이 넘는 학생들이 도서관을 채운다. 도서관에는 한 명의 교사가 그런 학생들의 모습을 그저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기만 할 뿐이다. 9시가 되자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학생들은 저마다 자유롭게 공부도 하고, 독서를 하기도 한다. 읽고 있는 책이 재미있는지 연신 눈웃음을 짓는 아이도 있다. 그렇게 시작한 첫 시간, 중학생에게는 짧지 않은 80분 동안 이런 모습이 거의 그대로 유지된다. 이어지는 20분의 쉬는 시간에는 넣어 두었던 스마트폰을 꺼내 게임과 SNS에 잠깐 빠져들기도 한다.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두 번째 80분간의 공부와 독서, 그렇게 오전 3시간, 오후 3시간, 하루에 6시간씩 누구의 지도나 지시 없이 학생들은 스스로 원하는 공부와 독서, 그리고 중간중간 마련된 특강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수능 시험 시간과 비슷한 6시간 동안 중학생이 자기 주도적인 학업과 독서 활동을 한다는 게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운호중에서 벌써 3년째 이어오고 있는 방학 중 프로그램인 드림하이(Dream High)의 광경이다. 몸 근육과 마음 근육을 키우는 많은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지만, 드림하이(Dream High)는 어느새 마음 근육을 키우는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2023년, 드림하이(Dream High)의 출발
나이를 이르는 말 중에 지우학(志于學)이라는 말이 있다. 15세를 일컫는 말로 학문에 뜻을 세운다는 의미이다. 드림하이(Dream-High)는 말 그대로 꿈을 높게 가지자는 의미로, 15세 전후인 중학생들에게 지우학을 웅변하는 뜻으로 만든 이름이다. 그리고 그 뜻을 이루기 위해 자신의 실력을 향상하되, 누구의 지시에 따라서가 아닌 자발적인 의지로 하자는 기본 취지를 담아 2023년, 드림하이(Dream High)는 출발했다. 학교에서는 방학 전 일정 기간 온라인을 통해 희망 학생들의 참가 신청을 통해 순수 희망자로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신청한 학생들은 성적 등의 기준 없이 의지와 열정만으로 이 프로그램의 일원이 될 수 있다. 보통 여름 방학에는 30~40명, 겨울방학에는 50~60명 정도가 참여한다. 전교생이 350명인 운호중의 규모로 볼 때 적은 인원이 아니다. 학년별 학생 수도 거의 고르다. 3학년 학생이 조금 많은 경향은 있지만, 1학년도 적지 않은 학생들이 참여한다. 방학에만 누릴 수 있는 달콤한 자유를 기꺼이 반납하고, 학교에 나와 사서 고생하는 학생들의 목표는 저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거의 비슷하다. 현재 자신의 실력을 한 단계 더 올리고 싶다는 내적 동기다.
◆공부하는 방학, '학습사다리'의 기회로!
이는 올해 충북교육청이 추진하는 5대 주요 정책 중 '언제나 책봄', '공부하는 학교'와 그대로 연결돼 있다. 특히 '공부하는 학교' 중 '학습사다리 교실'을 구체적인 실천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방학 기간을 이용해 마음껏 책을 읽으면서 생각하는 힘을 기르고, 자기 주도적인 학습을 통해 학업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며, 실력을 한 단계 향상해 나갈 수 있도록 학교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우 교장은 "방학 중에도 학생들이 손에서 책을 놓지 않고 학업을 이어가게 하는 것이 드림하이 프로그램의 목적이며 이는 학습격차 해소를 위한 학습사다리 교실의 목적과도 맞닿아 있다"며 "앞으로도 이 프로그램에 더 많은 학생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학교의 명품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승태 기자 hongst1125@dy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