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양대 이규환 교수,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건설 관련 국내 첫 역서 발간
국내 원자력 발전이 전체 전력 생산의 약 32%를 차지하고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의 안전한 처분장 건설이 시급한 국가 과제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관련 번역서가 출간돼 관심을 끌고 있다.
이규환 건양대 재난안전소방학과 교수가 대표역자로 참여한 역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건설을 위한 모암 분류(에이퍼브)'가 2년간 번역 작업 끝에 국내 최초로 출간됐다고 27일 밝혔다.
이 책은 세계 최초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건설을 추진 중인 핀란드 포시바의 연구 보고서 ‘Host Rock Classification’을 번역한 것으로, 올킬루오토 온칼로 프로젝트의 핵심 성과를 담고 있다.
특히 처분장 설계와 시공 단계에서 암반(모암)의 과학적 분류체계를 구체적으로 제시해 향후 국내 처분 기술 개발과 정책 수립에 실질적인 참고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경북 경주 월성에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만 가동 중이다. 사용후핵연료 등 고준위 폐기물의 영구 처분시설은 부지조차 확정되지 못한 상태다.
지난 1980년대부터 논의가 이어져 왔지만, 지역 수용성 부족과 제도적 기반 미비 등으로 수십 년간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원전 운영으로 이미 2만 톤 이상 누적된 사용후핵연료를 안전하게 관리할 근본적 해법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이 교수는 "이번 번역서는 단순한 기술 번역을 넘어, 핀란드의 40여 년 현장 연구와 설계 경험을 국내 지질 및 정책 여건에 맞게 체계화한 결과물"이라며 "국내 고준위 폐기물 처분장 건설의 과학적·사회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래수 기자 raesu1971@dy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