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산불부터 실종자 수색까지 재난 현장 ‘샅샅히 훑는다’

<11월 9일 소방의 날>

2025-11-06     조창희 기자
▲ 임민재 충북소방본부 긴급구조지휘팀 소방장[사진=조창희 기자]

매년 11월 9일은 소방의 날이다. 화재를 사전에 예방하고 경각심과 이해를 높여 소방 의식을 높이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63주년 소방의 날을 앞두고 사선의 하늘에서 생명을 구하기 위한 눈이 되어주는 충북소방본부 긴급구조지휘팀 드론 조종사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첨단 장비로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소방관이 되겠습니다.”
임민재(33·사진) 충북소방본부 긴급구조지휘팀 소방장의 포부다. 하늘 위에서 재난 현장을 내려다보는 그는 현장에서 드론을 활용해 △화점 탐색 △실종자 수색 △재발화 위험 지점 포착 등 지상의 시선으로는 할 수 없는 임무를 수행한다.
임 소방장은 “골든타임에 드론이 뜨면 현장이 달라진다”며 “영상 한 개, 좌표 한 줄이 생명을 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충북소방본부 긴급구조지휘팀은 고난도 재난을 중심으로 각 소방서의 요청을 받아 재난 현장에 출동한다. 올해 출동 건수는 11월 기준 약 48건이다.
지난 5월 충북 영동 산불 당시에는 야간 ‘뒷불감시’ 임무를 수행했다. 헬기 운용이 어려운 밤, 드론은 열화상 카메라로 산 능선을 훑으며 잔열을 추적했다. 재발화가 의심되는 지점을 GPS로 표시해 진압팀을 보냈고, 맵핑(지도화) 영상은 지휘본부의 작전자료로 쓰였다. 그는 “헬기가 뜨기 전에 미리 경로를 탐색하고 밤엔 재발화를 감시한다”며 “드론이 하늘에서 빈틈을 메운다”고 설명했다.
그의 기억 속에는 재난의 현장이 선명하다. 2020년 영동에 홍수가 발생했을 때 당시 도로가 끊겨 천식약을 받지 못한 주민에게 드론으로 약을 전달했다. 또 야간 산악 구조에서는 서치라이트와 스피커를 활용해 위치를 알 수 없던 요구조자를 찾아냈다. 임 소방장은 “드론이 단순 촬영 장비가 아닌 생명을 전달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다”며 “사람이 들어갈 수 없는 곳에도 드론은 갈 수 있다”고 전했다.
드론은 화재 진압뿐 아니라 훈련과 조사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공업단지 등 대규모 현장들은 사전 3D 맵핑을 통해 구조와 층수를 파악해 훈련에 활용하고, 전소된 건물의 피해 면적을 정밀 산정한다. 그는 “평면 지도로는 보이지 않던 출동 동선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다”며 “지휘·훈련·조사 모두 드론 덕분에 효율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현재 충북소방본부는 총 6대의 드론을 운용하고 있다. 무게에 따라 1~4종 기체로 분류되는데 임 소방장은 3종 드론 조종이 가능한 자격증을 갖고 있다. 그는 “2종 이상의 대형기체는 3인 1조 운용이 원칙”이라며 “대형·첨단 기체가 늘면 전담 인력 확충이 필수다”라고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첨단 장비를 활용해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소방관이 되겠다”며 “빈틈없는 작전지원으로 더 안전한 충북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임민재 소방장은 1992년 청주 출생으로 한국교원대부고를 졸업해 2018년 6월 일반 공채로 소방에 입문했다. 조창희 기자 changhee@dy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