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초–길헌분교, ‘초대의 날’로 교육공동체 가치 빛내

2025-11-07     도복희 기자

 

대전 서구 기성동의 유일한 초등학교인 기성초가 지난 5‘2025 길헌분교 초대의 날을 열어 농촌 소규모 학교가 지닌 공동체의 힘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전교생 6명에 불과한 길헌분교 학생들이 직접 기획과 진행을 맡아 본교 학생과 병설유치원 원아 등 50여 명을 분교로 초청한 행사다.

행사는 학교장 축사, 학생 대표 인사, 교가 제창을 시작으로 OX퀴즈, 추억의 보물찾기, 놀이체험 부스 운영 등으로 이어졌다. 분교 학생들은 전원이 스텝으로 활약하며 작지만 단단한 학교의 면모를 보여줬다.

마을 주민들의 참여도 돋보였다. 주민들은 학교 텃밭에서 기른 쪽파로 만든 파전과 튀김, 떡볶이 등을 직접 준비해 학생들과 나누고, 텃밭 체험을 함께하며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길헌분교가 오랜 시간 지역의 문화와 행사가 모이는 공동체 중심지 역할을 해왔기에 주민들의 애정은 더욱 깊다.

농촌 학교가 잇따라 문을 닫는 현실에서 주민들은 학교가 사라진다는 건 마을의 역사와 정체성이 함께 사라지는 일이라며 학교를 지키려는 뜻을 모았다.

본교 5학년 김 모 학생은 분교 친구들이 직접 알려주니 길헌분교가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고 말했고, 분교 송 모 학생은 우리 학교에 친구들을 초대해 활동을 이끌 수 있어 뿌듯했다고 밝혔다.

이혜숙 교장은 길헌분교는 학생뿐 아니라 마을이 함께 지켜온 살아 있는 공간이다. 본교와 분교, 학교와 마을이 함께 성장하는 교육공동체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큰집 학생을 초대한 작은집 학생들이라는 상징성은 이날 행사에 특별한 온기를 더했다. 작은 시골 분교의 일상은 교육의 본질과 공동체의 가치를 돌아보게 하는 의미 있는 사례로 남았다.

도복희 기자 phusys2008@dy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