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을 담담히 바라보는 시, 남택성 신작 시집 『너는 없고 나는 있고』 출간
2025-11-15 도복희 기자
> “먼 곳으로 흘러간 물소리, 한 사람의 등이 아득하다
물 위로 무심이 벚꽃잎으로 떨어진다”
시 「무심천」 일부 인용
남택성 시인의 신작 시집 『너는 없고 나는 있고』가 도서출판 상상인에서 출간됐다. 이번 시집은 떠나간 사람과 사라진 시간, 흔적 없는 풍경 등 ‘상실’의 순간들을 담아내면서도 비극이나 감상에 빠지지 않고, 빈자리와 그 흔적에서 오는 섬세한 떨림을 포착한다.
시집 속 「무심천」에서 시인은 “물 위로 무심이 벚꽃잎으로 떨어진다”라고 읊으며, 상실을 억누르거나 복구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려보내는 ‘무심’의 태도를 보여준다.
「툭」에서는 “당신이 읽을 수 없는 당신의 죽음은/오래도록 내가 읽어야 할 시”라는 구절로, 애도를 지속적 행위로 재정의한다.
남택성 시인은 1999년 ‘시와 비평’으로 등단했으며, 이번 시집은 그의 두 번째 시집이다. 시인은 상실과 현존 사이에서 감정의 속도를 조절하며, 독자에게 가라앉지 않으면서도 깊어지는 사유의 시간을 선사한다.
도복희 기자 phusys2008@dy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