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현수막 없는 나라, 저부터 시작합니다”

혐오 현수막 난립, 시민 불쾌감 최고조
이광희 의원, 지역구 현수막 철거··동참 제안

2025-11-17     지영수 기자
▲ 이광희 국회의원이 17일 현수막 업체에 의뢰해 지역구에 게시된 자신의 정치 현수막을 철거하고 있다.<이광희 의원실 제공>

이광희(더불어민주당 청주서원) 국회의원이 17일 지역구인 서원구 일대에 게시된 자신의 모든 정치 현수막을 철거하고 ‘정치 현수막 없는 청주 서원구’를 선언하고 나섰다.
최근 도심 미관과 시민 정서를 해치는 정치 현수막에 대한 비판이 커지는 가운데, 이 의원이 정치 공방을 멈추고 현수막 문제 해결에 솔선수범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충북 청주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 특정 집단 또는 개인을 공격하거나 혐오를 조장하는 현수막이 난립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등 불쾌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주민들은 “거리를 지나다니며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혐오 현수막 때문에 불쾌감을 느끼고 운전자의 시야를 가려 교통사고를 유발한다”며 지속적 개선을 요구해 왔다.
시민은 하나만 잘못 걸어도 꼼짝없이 과태료 폭탄을 맞는 반면에 정치인들의 현수막은 철거는커녕 과태료조차 부과되지 않는다.
지자체 등에 따르면 거리에 내거는 현수막은 ‘옥외광고물법’ 적용을 받아 왔다. 반드시 자치단체의 허가를 받아야 했고, 내용상의 제약도 있었다.
하지만 2022년 6월 옥외광고물법이 개정되면서 ‘정당 현수막’은 적용 예외 대상이 됐다.
최근 대통령까지 옥외물 관리의 체계화를 강조할 만큼 정치 현수막 문제가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상태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길바닥에 저질스럽고 수치스러운 내용의 현수막이 달려 있다” 법 개정을 지시했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정치권이 현수막 관련 법안 공동 발의나 고발 등 정치 공방을 지속하는 대신, 실질적인 변화를 보여줄 때라고 판단해 선제적으로 자신의 현수막을 전면 철거했다.
이 의원은 “정치 현수막의 홍보 필요성은 알지만, 상대를 비하하는 혐오 문구로 시민 불쾌감만 키우는 현수막 난립은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원구민의 쾌적한 환경과 정서 보호를 위해 서원구 내 모든 정당에 현수막 없는 지역 조성에 동참해 줄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지영수 기자 jizoon11@dy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