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서밋 2025]AI 도입 95% 실패… ‘조직의 준비도’가 핵심(2)
목적·기준·검증체계 없는 AI 도입은 실패 위험 높아… Shadow AI도 주요 리스크
웹서밋(Web Summit) 2025에서는 AI 도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조직적 문제와 운영상의 실패 요인이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세션 발표자들은 기업들이 기술보다 조직 준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How to Survive as a Business in the Era of AI’ 세션에서 브리타 무직-티키브스키(Britta Muzyk-Tikivsky) 캡코빌 이노베이션 에이전시 CEO는 MIT 분석을 인용해 “전 세계 AI 프로젝트의 약 95%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 수치는 AI 프로젝트가 기술적 한계 때문이 아니라 다른 구조적 문제로 실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현장 발표자들은 그 구조적 원인으로 ▲도입 목적의 불명확성 ▲내부 기준·검증 절차 부재 ▲조직 구성원 간 인식 차이 등을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발표자들은 “명확한 목적 설정 없이 AI를 도입하는 사례가 반복되며, 이는 실패로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조직 내 비공식적 AI 사용인 ‘Shadow AI’도 위험 요인으로 제시됐다. 일부 직원은 개인 계정이나 승인되지 않은 도구를 활용하는 반면, 다른 구성원은 AI 사용을 기피해 조직 내 격차와 혼선이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분 자동화의 역효과도 지적됐다. 발표자들은 “업무 일부에만 AI가 적용되면 결과 재확인 작업이 반복돼 업무 속도가 늦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의 창업자와 투자자들은 장기적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자체 AI 모델 구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외부 API 의존도가 높을수록 기술 방향과 운영 안정성을 스스로 통제하기 어려워진다는 이유에서다.
기술철학 세션에서는 “기술은 사용자의 시간을 빼앗지 않고 되돌려주는 방식으로 설계돼야”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발표자들은 AI가 인간의 집중력과 생활 리듬을 해치지 않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러 연사는 AI 도입 과정에서 인간의 역할을 명확히 정의하는 것이 앞으로의 핵심 과제라고 지적했다. 단순 반복 업무는 자동화에 맡기되, 판단·책임·창의성 영역을 어떻게 재구성할지가 조직의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분석이다. 장승주 기자
<본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