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보느라 변침 놓친 여객선…퀸제누비아2호 무인도 좌초 ‘운항 과실’ 드러나
협수로서 자동항법 전환이 사고 불러…승객 267명 전원 구조, 운항 잠정 중단
2025-11-20 조창희 기자
전남 신안군 장산도 인근에서 대형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가 무인도를 들이받은 사고는 항해 책임자의 운항 과실에서 비롯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수동 조종이 필요한 협수로에서 항해 책임자가 휴대전화를 보며 자동항법장치에 선박 조종을 맡긴 채 항로 변경 시기를 놓친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는 지난 19일 오후 8시 16분께 발생했다. 제주를 출발해 목포로 향하던 퀸제누비아2호는 신안 장산도 남쪽 족도 위로 선체 절반가량이 걸터앉으며 좌초했다. 승객 246명, 승무원 21명 등 267명은 모두 구조됐고 27명이 충격에 따른 경미한 통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장산도 인근 해역은 연안 여객선 항로가 빽빽한 협수로로 자동항법 의존이 금기시되는 구간이다. 해경은 선내 항해기록저장장치(VDR)와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확보해 항로 이탈 과정과 초기 대응 적절성도 조사할 계획이다. 최초 VTS 신고자는 1등 항해사로 파악됐고, 119 신고는 승객이 한 것으로 확인돼 승무원의 대응 여부도 검토 대상이다.
선체는 예인선 도움으로 9시간여 만에 이초돼 20일 오전 5시 44분 목포 삼학부두에 입항했다.
선사 씨월드고속훼리는 사고 조사와 안전 점검이 끝날 때까지 운항을 잠정 중단했고 승객 차량 118대와 화물은 이날 오전부터 하선 절차가 진행됐다.
해경은 운항 과실이 명백한 만큼 관련자 형사 처분을 검토하고 있다. 조창희 기자 changhee@dy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