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4.13 총선을 2개월 앞두고 충북 여야 예비후보들이 설 민심과 총선구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예비후보들은 설 귀향이 시작되기도 전인 지난 5일부터 연휴기간인 10일까지 기차역이나 터미널을 찾아 인사를 하거나 전통시장 등 민생현장을 방문해 ‘바닥민심’을 훑으며 지지를 호소하는 등 열을 올렸다.
이번 설 연휴기간 민심잡기에 나선 충북지역 여야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낯익은 중진의 현역의원부터 정치신인까지 다채롭다.
이번 총선에서 주목할 만한 이색 대결을 살펴봤다.<편집자주>
●리턴매치
새누리당 정우택(63)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한범덕(63) 전 청주시장이 ‘충북 정치 1번지’ 청주 상당 선거구에서 맞붙는다. 10년 만의 리턴매치다.
정 의원과 한 전 시장은 2006년 충북지사 선거에서 맞붙었다. 당시 60.9%의 득표를 올린 정 의원이 29.3%에 그친 한 전 시장을 누르고 지사에 당선했다.
정 의원은 현역의 이점을 살려 다시 한 번 승리를 자신하는 반면 한 전 시장은 새로운 전략으로 설욕을 노린다.
새누리당 박덕흠(62) 국회의원과 이재한(52) 전 더민주 보은·옥천·영동지역위원장 역시 리턴매치를 치른다. 19대 총선 때 금배지를 단 박 의원에게 이 전 지역위원장이 도전하는 구도다.
●대 이어 국회 입성 여부
이재한 전 지역위원장은 5선 이용희(85) 전 국회의원의 차남이다. 18대 국회를 끝으로 50여 년 간 정치인생을 마무리한 아버지의 지역구를 물려받았다.
과거 ‘이용희 당’이라는 별칭을 얻을 만큼 막강한 조직력을 자랑했던 아버지의 뒤를 이어 재도전에 나선 이 전 위원장이 19대 총선 패배를 설욕하면서 국회 입성에 성공할지가 관심사다.
중부4군(증평·진천·괴산·음성) 예비후보 김영국(56) 한일중학교 이사장도 아버지의 뒤를 이어 금배지에 도전한다. 그는 11·12·13대 국회의원을 지낸 고 김완태 전 의원의 셋째 아들이다. 국민의당 소속인 김 이사장은 ‘레드썬’을 외치는 최면 전문가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해병대 동지 공천장 놓고 대결
청주 흥덕갑의 더민주 오제세(67) 의원 4선 등정을 저지하기 위해 새누리당에서는 한대수(71) 전 청주시장과 최현호(58) 지역 당협위원장, 이현희 전 KB국민카드 부사장이 당내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 전 시장과 최 위원장은 해병대 선·후배 사이다. 이 둘은 과거 해병대 동지로 절친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2014년 지방선거 때 당내 경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갈등을 빚어 지금은 상당히 소원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진박 논쟁’
청주 흥덕을 공천 경쟁을 벌이는 새누리당 예비후보 사이에서는 ‘진박(진짜 친박)’ 논쟁이 뜨겁다.
신용한(46) 전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장과 새누리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직을 승계한 정윤숙(59) 의원, 이 선거구 터줏대감인 김준환(59) 지역 당협위원장 등은 박근혜 대통령을 위해 뛰었던 ‘진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신 전 위원장은 ‘대통령이 선택한 젊고 큰 일꾼’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고, 정 의원은 자신을 ‘충북의 여성계를 대표해 대통령의 선택을 받은 후보’라고 내세우고 있다. 김 위원장은 18대 총선 때 ‘친박연대’ 후보로 출마했었다.
●충북대 지역구 ‘무’…공천 경쟁
올해 개교 65주년을 맞는 충북대가 이번 20대 총선에서 첫 지역구 국회의원을 배출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충북대 출신 국회의원으로 19대 총선에서 도종환(60·더민주)의원이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지만 지역구에서 선출된 경우는 전무하다.
현재 충북대 출신 예비후보는 5명이다.
청주 흥덕갑을 노리고 있는 최현호 예비후보는 이번이 여섯 번째 출마다. 최 예비후보는 당내 3명의 예비후보와 경선을 거쳐 4선에 도전하는 오 의원과 경쟁을 해야 한다.
특히 청주 흥덕을은 3명의 여·야 예비후보가 나서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행정학과(1986년)를 졸업한 송태영(55) 전 한나라당 충북도당위원장은 당내 김준환 당협위원장 등 6명과 경선을 벌여야 한다.
더민주에서는 국어교육과(1977년)를 졸업한 도 의원과 경영학과(1985년) 출신 김형근(56) 전 충북도의회 의장이 정균영(52) 전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부위장과 3파전을 치른다.
송광호 의원이 철도비리 사건으로 구속 수감되면서 무주공산이 돼 예비후보가 난립하고 있는 제천·단양 지역구에 도전한 엄태영(58·새누리) 전 제천시장도 충북대 화학공학과(1984년) 출신이다.
